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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카카오·‘성장’ 네이버, 실적 여기서 갈렸다…AI 고도화는 ‘이구동성’

영업익 증감 추이 비슷한 플랫폼 기업, 1Q 실적은 달라 ‘이례적’
광고 시장 둔화에 ‘효율화’로 방어…콘텐츠 사업서 갈린 성적표
커머스 확장 네이버, 포털 무너진 카카오…한국형 GPT에 거는 기대

네이버(왼쪽)와 카카오 로고.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카카오가 2023년 1분기 사뭇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이 기간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지만, 네이버는 9.5% 증가했다.

양사 모두 광고 시장 호·불황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실적의 증감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그러나 네이버·카카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이례적으로 크게 엇갈렸다. 반등을 노리는 카카오도,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네이버도 미래 먹거리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꼽았다는 점은 동일하다.

네이버·카카오는 최근 연결 기준 2023년도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네이버는 이 기간 매출 2조2804억원, 영업이익 330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5% 올랐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p 하락한 14.5%로 집계됐다.

카카오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에 매출 1조7403억원, 영업이익은 711억원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4.1%로 주저앉았다. 전년 동기 대비 5.5%p 하락했다.

콘텐츠 사업 성과서 실적 갈려

경기 위축에 따른 광고 시장 둔화는 양사 모두 실적에 걸림돌이 됐다. 다만 양사 모두 광고 효율화 전략에서 성과가 나타나 실적 방어에 일부 성과를 냈다. 네이버는 검색을 기반으로,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기반으로 광고 수요를 끌어냈다.

네이버 검색·디스플레이 광고 사업 부문인 ‘서치플랫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8518억원으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했으나, 검색광고는 5% 성장했다.

카카오의 광고·거래 사업 부문인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5156억원을 기록했다. 톡비즈 실적 중 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했다.

양사 모두 광고 시장 둔화 기조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차이는 콘텐츠 사업에서 나타났다. 양사는 국내 웹툰·웹소설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글로벌에서도 경쟁을 벌이는 구도다.

네이버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4% 성장한 4113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4122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은 7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웹툰·웹소설 사업을 포함하는 스토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2286억원을 기록했다. 미디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677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음악 관련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32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스토리 부문의 실적 둔화를 상쇄했다. 게임 매출은 247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네이버 2023년도 1분기 실적 정보. [제공 네이버]

커머스 성장한 네이버…포털 사업 무너진 카카오

양사의 실적을 가른 요인으론 콘텐츠 외에도 커머스·포털 부문 사업이 꼽힌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한 605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인수한 북미 패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가 처음으로 연결 실적에 포함되면서 매출 규모가 커졌다. 회사 측은 “1분기 네이버 커머스의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7% 성장한 11조6000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졌다”며 “포시마크 편입 효과 제외 시에도 전년 동기 대비 13.2% 성장하며 시장 성장세보다 높은 외연 확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포시마크가 기존 2024년 목표였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을 이번 분기부터 조기 달성했다는 점도 실적 상승에 긍정적 요인이 됐다.

카카오의 경우 포털 다음(Daum)과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타일 등의 영역이 포함된 ‘포털비즈’ 매출 둔화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포털비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83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음의 시장 영향력 감소에 따라 매출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정리할 방침이다. 저조한 실적을 낸 다음의 경우,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오는 15일 분리한다. 카카오 측은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해 다음 서비스만의 목표를 수립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며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기술 선도적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라고 전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올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더욱 효율화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2023년도 1분기 실적 정보. [제공 카카오]

생성형 AI 고도화에 ‘사활’

네이버·카카오 모두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한국형 생성 AI’ 서비스 마련을 강조했다. 챗GPT(ChatGPT)와 같은 서비스를 자사 플랫폼에 접목해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웍스·클로바CIC·파파고·웨일 등 주요 AI 부서를 통합한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카카오는 AI 전문 연구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5월 내놓은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개선한 ‘하이퍼클로바 X’(HyperCLOVA X)를 오는 7월 출시할 계획이다. 개선된 모델을 기반으로 신규 서비스를 마련할 방침이다. 카카오 역시 2021년 공개한 AI 모델 코(Ko)GPT의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는 신규 AI 모델을 기반으로 마련할 새로운 서비스의 주요 특징으로 ‘한국 특화’를 꼽았다. 글로벌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빅테크와 직접 경쟁하기보단 국내 시장에 적합한 형태로 서비스를 구축해 성과를 내겠단 취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 세계에서 세 번째이자 국내 최초인 초대규모의 한국어 학습량을 보유한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GPT-4에 대응하는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타사 대비 4분의 1 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7월 출시에 맞춰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사내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최 대표는 “검색 외에도 쇼핑·블로그·지식인(iN) 서비스·여행 등에 AI를 적용, 사용자 경험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맞춤화와 데이터 관련 이슈를 보다 잘 해결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새로운 코GPT 모델을 올 하반기에 공개할 계획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카카오브레인은 상반기 중 메시지 기반의 AI 챗봇 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중 파라미터(매개변수)와 데이터 토큰의 규모가 확장된 코GPT 2.0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생성 모델인 ‘칼로 2.0’의 경우, 이달 내 선보인다. 홍 대표는 “칼로를 통해 AI를 ‘카카오답게’ 쉽고 대중적으로 녹여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와 언어를 아우르는 멀티모달 경쟁력을 강화해 신규 매출원을 마련하겠단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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