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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파운드리 3나노 기술력, TSMC에 1년 뒤처져”[기업인 말말말]

삼성전자 대표이사 취임 후 카이스트 학생 대상 강연
“5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다”

KAIST에서 강연하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파운드리는 TSMC가 우리(삼성전자)보다 훨씬 잘한다. 냉정히 얘기하면 3나노(㎚, 10억분의 1m) 기술력은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사장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현재를 냉정하게 언급했다. 경 사장은 4일 경 사장은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All-Around)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게이트가 감싸는 형태다. 채널의 3개 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자사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보다 전력을 45% 절감하고 성능은 23% 향상시킬 수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을 때 경계현 사장은 “이번 제품 양산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며 “핀펫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TSMC도 지난해 12월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의 3나노 양산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경계현 사장도 3나노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TSMC보다 한발 빨리 개발에 성공했지만, 아직 기술력에선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5.8%로 2위 수준이다. 1위인 TSMC(58.5%)와 3배 넘는 차이가 난다.

다만 경계현 사장은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게 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 1.4나노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슈퍼컴퓨터 연구개발(R&D)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경 사장은 강연에서 “삼성종합기술원에서 2028년까지 메모리가 중심이 되는 슈퍼컴퓨터를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국내에는 슈퍼컴을 직접 설계하고 꾸며본 분들이 없다”며 “지금은 미국에 중심을 두고 외국인을 고용해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들어 가는 일이 삼성전자 DS 부문이 지향하는바”라며 “이를 위해 엔지니어들의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주인공으로 결정할 수 있고 실패할 자유가 보장되는 심리적 안전감이 DS 부문의 문화”라며 “행복하게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회사 경쟁력의 원천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KAIST와 2006년 재학생 대상 장학생 선발 프로그램을 시작해 반도체 인재 양성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2022년에는 연간 100명 규모의 계약학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 밖에 국내 대학 6곳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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