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역대급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서대문 오락실]
분기 매출 1조원 첫 신기록…PC·모바일 고루 성장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IT·게임업계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흐름을 한번 놓치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런 흐름을 정리해준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울 테죠. 서대문 오락실에서는 지난 한주간 IT·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일들과 그 비하인드까지도 정리해줍니다. 서대문 오락실만 잘 따라와도 흐름을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게임업계 맏형’ 넥슨이 올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다른 게임사들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속에서, 넥슨은 오히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입니다.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1920억원(1241억 엔), 영업이익 5406억원(563억 엔)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 46%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넥슨의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넥슨의 이번 실적을 다른 게임사와 비교해보면 매출은 넷마블(6026억원)과 엔씨소프트(4788억원)의 합산 매출을 넘어섰으며, 영업이익 역시 적자를 기록한 넷마블을 제외한 엔씨(816억원)·카카오게임즈(113억원)·크래프톤(2830억원) 등의 영업이익을 합한 것보다 많았습니다.
넥슨은 이번 호실적과 관련해 “‘FIFA 온라인 4’, ‘던전앤파이터’ 등 대표 PC 라이브 타이틀의 안정적인 성과와 ‘FIFA 모바일’, ‘블루 아카이브’ 등 모바일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2023년 1분기에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모바일과 PC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PC 온라인매출의 경우, 5분기 연속 기록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FIFA 온라인 4’와 중국지역 ‘던전앤파이터’의 호실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월드컵 효과로 상승세를 이어온 ‘FIFA 모바일’과 출시 1주년 기념 콘텐츠 업데이트가 큰 호응을 얻으며 매출 성장을 이룬 ‘블루 아카이브’로 모바일 매출 또한 전년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넥슨의 이번 호실적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에서 나왔다고 평가합니다. 다른 경쟁사들이 소수의 인기 IP만 보유한 것과 달리 넥슨은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인기 IP를 자체 보유하고 있습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바람의나라’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EA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FIFA IP 게임도 계속해서 퍼블리싱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MMORPG 장르부터 FPS, 스포츠, 레이싱게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장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다른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된 상황속에서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넥슨은 PC 온라인게임도 여전히 잘 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중국 던전앤파이터는 여전히 넥슨의 핵심 캐시카우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몇 년전부터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모바일게임 신작들도 넥슨의 매출에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넥슨의 실적 1위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게임 포트폴리오에 있어서 다른 게임사들이 따라 올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일각에서는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 같은 과거 인기 게임 때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하나 현재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모바일게임이 나오기까지 넥슨 역시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실제로 국내 게임사 중 매출을 떠나 ‘듀랑고’ 등 다양한 실험작들을 출시해 왔던 곳은 사실상 넥슨이 유일합니다. 지금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나 ‘블루 아카이브’ 역시 넥슨의 수많은 실험 끝에 탄생한 대작들인 셈이죠.
넥슨의 실험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넥슨은 신작 ‘베일드 엑스퍼트’를 시작으로 PC·콘솔 멀티 플랫폼 루트슈터 장르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역동성과 전략성을 지향하는 팀 기반 FPS 게임 ‘더 파이널스’ 등을 개발 중입니다. 여기에 ‘마비노기 모바일’과 ‘워헤이븐’ 등 국내 시장에선 보기 어려웠던 참신한 게임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넥슨의 매출에 감탄할 것이 아니라, 넥슨이 이러한 호실적을 기록하기까지 어떤 난관을 거쳐왔는지 돌이켜본다면 게임산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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