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새로 소주 1억 병 돌파, 상상도 못했죠”...롯데칠성의 ‘무가당 소주’ 도전기 [이코노 인터뷰]

윤종혁 롯데칠성 주류마케팅 부문 CMO 인터뷰
프로젝트로 시작한 ‘새로’...준비기간만 1년 2개월
사내 품평회 최고 점수 받고 누적 판매 1억 병 돌파

윤종혁 롯데칠성 주류마케팅 부문 CMO.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롯데칠성이 지난 2006년 소주 ‘처음처럼’을 출시한 이후 16년 만에 소주 신제품을 내놨다. 바로 지난해 9월 시장에 나온 ‘새로’다. 새로는 제품 이름처럼 기존 소주와는 완전히 다른 레시피 제품으로, 무가당 소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월 누적 판매 1억 병을 돌파한 새로는 롯데 안에서도 혁신 상품으로 여겨진다. ‘이코노미스트’는 새로 소주 개발 당시 소주BM팀장을 역임했던 윤종혁 롯데칠성 주류마케팅 부문 CMO(최고마케팅책임자·상무)를 만나 새로 소주의 숨은 탄생 스토리를 들었다. 

“사실 이렇게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새로운 도전에 의의를 두고 진행한 프로젝트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소비자 반응이 뜨거워 깜짝 놀랐어요.”

기획 당시 새로는 말 그대로 롯데칠성의 프로젝트 제품이었다. 벤치마킹한 제품은 같은 주류 제품이 아닌, 롯데칠성 음료 제품이다. 롯데칠성 음료 사업에서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슈거’ 콘셉트 제품들이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것을 확인하고, 소주에도 이를 적용한 것이 지금의 새로다. 기획 후 과당을 뺀 소주를 만들기 위해 롯데중앙연구소에서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소주와 다른 레시피를 지닌 제품인 만큼 제품 완성에 오랜 기간이 걸렸다.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됐고 이 기간에는 8차례가 넘는 소비자 반응 조사와 수십 번에 이르는 내부 테스트가 진행됐다.

“레시피 개발부터 패키지, 마케팅 전략에도 차별화를 둬야 했기 때문에 새로 프로젝트를 준비한 기간만 1년 2개월이 걸렸어요. 다른 제품 대비 꽤 긴 시간이 소요된 거죠. 길어지는 준비 기간에 내부적으로는 다소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었죠. 하지만 최종 계획안을 공유하는 자리에서는 걱정이 기대로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죠.”

롯데그룹 전사 시상식 롯데어워즈에서 대상 수상  

롯데칠성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새로’ 소주. [사진 롯데칠성]
윤 CMO는 첫 우려와 달리, 사내 품평회를 거치면서 조금씩 제품에 대한 확신을 얻게됐다. “신제품을 개발하면 이곳에서 직원들이 참여하는 품평회를 여는데, 새로 소주 평가 때는 평가가 잘못됐나 싶을 정도로 평가 결과가 좋았어요. 입사한지 22년이 넘었지만 이렇게까지 직원 평가가 좋았던 적이 없었거든요. 반신반의하며 제품 후 반응을 기다렸는데 시장 반응 역시 폭발적인 것을 보고 기뻤죠. 또 얼마 전 소비자 조사를 진행했는데 새로를 접하게 된 경로에 대한 1위 답변이 ‘주변 추천에 의해서’라는 결과를 보고 앞으로의 매출 증가에도 더욱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 같은 사내 호평과 매출 성과로, 새로 소주를 기획한 롯데칠성 소주BM팀은 지난 4월 21일 롯데어워즈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트로피는 윤 CMO가 당시 BM팀장 자격으로 받았다.  

“상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롯데칠성 주류 부문에서 그룹 내 상을 수상한 것이 클라우드 출시 이후 처음인데, 이번 수상은 그룹사 통합 어워즈 대상이기 때문이 더욱 의미가 크죠. 클라우드 때는 마케팅 부문 대상이었어요. 이번 통합 대상은 가문의 영광이죠.(웃음)”

새로의 성장세가 기존 롯데칠성 대표 소주 제품인 처음처럼 매출에는 악영향을 끼치진 않느냐는 물음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했다. 물론 동일한 유통채널 내에서 카니발리제이션(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 제품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일부 일어날 수 있지만, 경쟁사 브랜드에서 새로 소주 음용으로 전환되는 부분이 더 크기 때문에 롯데칠성 소주 사업 전체로는 규모가 커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처음처럼은 수도권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고 새로는 전국적으로 소비되고 있어 전체 소주 판매에 있어 긍정적인 매출 증대를 나타내고 있어요.”

올 하반기 리뉴얼 준비하는 ‘클라우드’ 

윤종혁 롯데칠성 주류마케팅 부문 CMO가 사내 바 공간에 직원들과 주류 제품을 시음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새로 소주 도전기에 주역으로 나섰던 윤 CMO의 요즘 도전 품목은 ‘맥주’다. 롯데칠성은 올 하반기 주력 맥주 제품인 ‘클라우드’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클라우드 리뉴얼 제품으로 또 한 번 주류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게 윤 CMO의 포부다. 또 국내 와인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윤 상무는 원료 수급부터 제조까지 국내 농가, 산학과 협업해 질 높은 우리나라 대표 와인을 만드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처럼 도전에 거침없는 윤 CMO는 주류상품개발팀, 주류마케팅팀, 브랜드전략팀, 소주BM팀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주류마케팅부문장으로 승진한 일명 ‘통 뼈굵은 주류통’으로, 지금까지도 현장 근무를 놓치지 않는다. 
 
“후배 마케터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경험이에요. 직접적인 경험만큼 소중한 자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이면 주류 마케팅 담당자는 오후에 현장을 많이 나가 보라고 권유하고 있어요. 다른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둘러보고 영업담당자와 미팅도 하고, 또 실제로 핫플레이스 술집도 가서 술과 음식도 먹어보는 이러한 경험이 소비자를 이해하고 새로운 신제품의 콘셉트를 잡는 데 꼭 필요하죠. 현재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주류 상품을 찾기 위한 숨은 전략이에요.”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태영건설, 다음달 사채권자집회 소집…만기연장·출자전환 논의

2105→55층으로 변경...현대차그룹, 새로운 GBC 공개

3GC녹십자, 산필리포증후군 치료제 美 1상 IND 승인

4양종희 KB금융 회장 “블랙스톤과 해외시장에서 투자기회 적극 발굴”

5SK증권, 캄보디아 수력발전 댐 건설 사업 지원 검토

6NH농협생명, FC‧DM채널 연도대상 시상식 개최

7대한항공, 혁신기술 적용 ‘인공지능컨택센터’ 세운다

8IBK기업은행, 글로벌 ESG 활동을 위해 임직원 자원봉사단 파견

9한국투자證, 뉴욕에서 'KIS 나잇' IR행사 개최

실시간 뉴스

1태영건설, 다음달 사채권자집회 소집…만기연장·출자전환 논의

2105→55층으로 변경...현대차그룹, 새로운 GBC 공개

3GC녹십자, 산필리포증후군 치료제 美 1상 IND 승인

4양종희 KB금융 회장 “블랙스톤과 해외시장에서 투자기회 적극 발굴”

5SK증권, 캄보디아 수력발전 댐 건설 사업 지원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