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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채 발행 10조원 돌파…하반기 발행 물량 줄어들까

한전채 발행액 10조 3500억원 넘어서
LNG가격 급락…“한전 수익성 개선 전망”
한전채에 수요 몰리는 ‘구축효과’ 우려↑
“역마진 해소…자금조달규모 줄 수 있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올해 한국전력 채권 발행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선 한전채가 일반 회사채 수요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이 다시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하반기 한전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한전채 발행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행된 한전채는 총 10조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 한전은 2년물 2200억원, 3년물 1800억원 등 4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된 11조 6400억원보다는 9900억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전이 올해 2분기 약 2조95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전은 지난해 말 32조 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6조 1776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한전은 최근 2분기 전기요금을 1kW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하는 등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한전은 올 하반기 2조3000억원가량의 영업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이번 요금 인상폭이 당장 실적 정상화를 가능하게 할 수준은 아니어서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1년부터 누적된 한전의 적자 규모가 44조7000억원에 달해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와 다가오는 총선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충분한 전기요금 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전은 대규모 적자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창사 이래 가장 많은 회사채(31조8000억원)를 찍어냈다. 트리플A(AAA) 등급 초우량 한전채가 최고 연 6%에 육박하는 금리로 쏟아지자 시중 자금이 한전채에 몰리는 ‘구축효과’, 블랙홀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신용 등급이 더 낮은 기업들은 돈 구하기를 아예 포기하거나, 연 10%가 넘는 금리를 물고 급전을 빌리는 등 시장에는 혼란이 이어졌다.

증권가에선 한전의 적자 탈피가 어려운만큼 한전채 발행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지난 12일 기존 자구안보다 5조6000억원 확대된 25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지만 자구가 2026년까지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것으로 당장 올해는 영업상 부족자금 충당을 위한 한전채 발행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발전 연료인 LNG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작년말부터 일본, 한국 LNG 도입 가격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기요금을 8원 인상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전의 향후 수익성은 6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1분기 대비 상당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한전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한전채 발행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전기요금 일부 인상, 자구 노력 진행 등을 고려하면 3분기 정도에는 역마진 해소와 함께 한전채와 CP, 전단채를 포함한 전체 자금조달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전채가 하위등급 크레딧 수요를 잠식하는 구축효과가 나타날 가능성 또한 하반기에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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