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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배당확대’에도 금융지주 지분 낮췄는데[이코노Y]

KB금융 제외하고 6개 금융지주 지분율 축소
연체율 상승 우려 등에 지방금융서 주식 비중 더 낮춰
이자이익 감소 등 업계 전망 어두운 영향

4대 금융지주 로고.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배당 확대를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국민연금은 금융지주 지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이자이익 증가율 감소, 연체율 증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증권가의 큰 손 국민연금이 지분 축소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 국내 7개 금융지주 평균 지분율 8%→7.76% 

1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금융지주(316140) 등 4대 금융과 BNK금융지주(138930), JB금융지주(175330), DGB금융지주(139130) 등 3대 지방금융에 대해 올해 1분기 대부분 지분율을 낮췄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7개 금융지주 주식수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총 2억197주로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3개월 만에 5.8%(1253만주) 줄었다. 평균 지분율은 8.0%에서 7.76%로 떨어졌다. 

금융지주별 국민연금 지분율 감소치를 보면 유독 지방지주지의 지분율 감소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지분율 변화를 보면 4대 금융 중 하나금융이 0.71%p, 우리금융이 0.31%p, 신한금융이 0.05%p 줄었고, KB금융만 0.26%p 늘었다. 지방지주는 JB금융이 2.03%p, DGB금융이 1.27%p, BNK금융이 0.79%p 등 순으로 축소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 동안 주식을 들고 있던 상장사 중 85곳에서 투자 비중을 줄였는데 이 가운데 은행주가 대거 포함된 것이다. 

반면 국민연금이 투자를 확대한 분야는 해상 및 항공운수와 레저 등 분야로 코로나 엔데믹으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고 운송량이 늘어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과 철강, 원전, 조선 업종 지분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금융지주 지분을 덜어낸 이유는 올해 은행들의 실적이 지난해만큼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1분기에 발생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영향에 따른 은행권 불안 요인 확대, 하반기 연체율 상승 우려,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이 지분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4대 금융지주 1Q 순이익 증가율, 전년 동기 比 반토막

(왼쪽부터) BNK금융, JB금융, DGB금융 본점. [사진 각 사]
올해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을 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바 있어 순이익 증가율은 반토막이 난 셈이다. 

특히 핵심이익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자이익은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총 8조242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3956억원(4.6%) 감소했다. 

이자이익이 감소한 것은 당국의 요구에 따라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를 줄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졌고, 가계대출까지 역성장한 영향이 컸다. 4대 은행의 평균 순이자마진은 올해 1분기 1.67%로 전분기보다 0.05%p 떨어졌다. 

지방금융을 보면 BNK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고, JB금융은 2.1% 줄었다. DGB금융만 3.6% 증가했다. 다만 DGB금융의 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7.8% 감소했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1분기 이후에도 부실 대출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 경우 순이익 감소를 키워 올해 총 순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각 금융지주가 올해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침을 밝히며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전했지만, 당국의 관여와 수익성 개선 어려움 악재로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의 이탈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아직 30%를 넘지 못하면서 주주환원정책이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이자이익이 올해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주주 입장에서 투자의 매력을 느끼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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