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서울 아파트 ‘역전세난’ 현실화…6월 5000가구 ‘물량폭탄’

올해 4월 서울 전세가격지수, 2년 전 대비 9.7% 하락
6월 서울 입주 예정물량 5100여가구…역전세 심화 전망

4월 23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부동산에 걸린 빌라 전세 정보.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서울 아파트에 역전세난 바람이 불고 있다. 2년 전에 비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약 10% 내려간 데다 다음달 5000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역전세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4월 전세가격지수는 2021년 4월과 비교하면 9.7%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자치구별로 전세 가격을 살펴보면 강남구와 동작구가 각각 13.2%, 12.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동남권(강남‧송파‧서초)의 경우 2019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연평균 10%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중순에 접어들면서 1년 동안 고점 대비 15~1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북부권(노원‧도봉‧강북)은 2020년 전세가격이 급등한 뒤로 2년 동안 보합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하반기 10~11%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동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이밖에도 강북구와 송파구 등 서울 일부 자치구는 올해 3~4월부터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년 전보다 11.8%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세종(-28.5%) 하락폭이 가장 컸다. 세종은 2021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4월에는 2020년 초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어 ▲대구(-26.5%) ▲울산(-18.9%) ▲인천(-17.1%) ▲부산(-16.9%) ▲대전(-15.1%)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2021년 10월 전세가격지수 고점을 기록한 뒤 올해 2월 24.7% 하락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4월 현재 2020년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서울과 경기는 2022년 중순부터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4월 기준 2020년 중순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다.

직방 관계자는 “올해 기준금리 동결과 코픽스 금리 하락 등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전셋값 반등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전세사기 리스크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시사 등 금융시장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반등을 섣불리 논하기보단 향후의 거래 동향을 지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5월 단 한가구의 입주도 없었던 서울 지역은 다음달 5000가구 이상의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역전세난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오는 6월 예정된 수도권 입주 물량은 총 2만4872가구다. 이는 지난해 6월 9828가구, 올해 5월 1만6348가구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 올해 5월 입주 물량이 전혀 없다가 다음달에는 5118가구가 입주 예정으로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1000가구 이상 주요 대단지로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1163가구)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1152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인천도 입주 물량이 342가구에서 1만2330가구로 늘어났다. 반면, 경기는 1만6006가구에서 7424가구로 입주 물량이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2870가구다. 2021년 11월의 4만7404가구 이후 19개월 만에 최대치다. 전월과 비교하면 1만6337가구 늘어난 수준이다.

지방의 경우 6월 1만799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1만1812가구, 올해 5월 1만185가구 입주한 것과 비교하면 6000~7000여가구 늘어나는 수준이다. 특히 ▲부산 동구 범일동 두산위브더제니스하버시티(2040가구) ▲충북 청주시 오송읍 오송역파라곤센트럴시티(2415가구) 등 부산과 충북에서 2000가구 이상의 매머드급 입주단지가 대기 중이다.

부동산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전세 만기를 앞둔 기존 단지를 중심으로 역전세 가능성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2021년 한 해 동안 지역에 따라 10~20% 급등했던 전세 계약들이 조만간 만기를 앞두고 있다”며 “2021년 6월 대비 현재 전세 시세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체 중 40% 이상에서 가격이 떨어져 역전세 이슈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비상계단 몰래 깎아"...대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

2"올림픽 휴전? 러시아만 좋은 일"...젤렌스키, 제안 거부

3일론 머스크, 인도네시아서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

4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5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6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7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8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

9성심당 월세 '4억' 논란...코레일 "월세 무리하게 안 올려"

실시간 뉴스

1"비상계단 몰래 깎아"...대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

2"올림픽 휴전? 러시아만 좋은 일"...젤렌스키, 제안 거부

3일론 머스크, 인도네시아서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

4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5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