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로봇 친화형 빌딩..현대차그룹, 상업화까지 나서
현대차그룹·이지스자산운용, 로봇 친화형 빌딩 상업 비즈니스 모델화
WTO 사무총장 23일 네이버 로봇 친화형 사옥 ‘1784’ 방문 관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 전기차로 출근해 ‘스마트 존’에 하차하면 주차와 충전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를 받는다. 비얼굴 인식을 통한 출입 관리를 하고 스마트 좌석 예약을 통해 근무를 시작한다. 로봇이 커피와 음료, 택배 등을 가져다준다.
‘로봇 친화형 빌딩’에서는 입주 기업의 운영 방식을 반영한 맞춤형 로보틱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네이버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도 주요 거점에 있는 신축 빌딩에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을 선보인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첨단 스마트 빌딩 구축을 위해 업계 최초로 상업용 비즈니스 모델화해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달 현대차그룹은 이지스자산운용과 로봇 친화형 빌딩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실내외 배송 로봇 △무인 주차 로봇 △안내·접객 로봇 △전기차 충전 로봇 △개인형 이동수단(PM) △무인 택배시스템 등 다양한 로봇 기술을 이지스자산운용이 개발 중인 스마트 빌딩 운영체제(OS)와 연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 오피스 주요 고객인 미래 첨단산업 기업들의 핵심 거점에 로봇 친화형 빌딩을 구축하고 이들의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로봇 서비스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을 서울 서남부권역 바이오 클러스터와 성수 크리에이티브 클러스터 등 국내 주요 거점에 있는 신축 빌딩에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내년 1분기 준공 예정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스마트 오피스 빌딩 ‘팩토리얼 성수’가 양사 협력으로 구축되는 첫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팩토리얼’은 이지스운용이 테크기업 임차인을 주요 사용자로 고려해 출시하는 스마트오피스 브랜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신축 부동산 사업지를 제공하고,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솔루션과 빌딩 인프라 간 연동 지원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토털 솔루션으로 주차와 전기차 충전, 물품 배송 및 수령 등을 로봇이 대신하게 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 공급과 빌딩 설계 지원 및 기술 검토를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무인 택배시스템과 로봇을 이용한 라스트마일(상품 운송 마지막 단계) 배송 서비스 운영을 각각 맡는다. 현대위아는 주요 로봇 하드웨어 양산과 무인 주차 로봇 솔루션을 담당하고, 현대건설은 로봇 친화형 건축물 최적 설계·시공 기술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네이버가 선보인 로봇 친화형 빌딩 ‘1784’가 네이버 중심의 생태계를 통한 네이버만의 사옥이었다면 향후 선보일 현대차 그룹의 로봇친화형 빌딩은 최초의 상업용 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그룹과 이지스자산운용은 로봇 친화 업무 공간 등을 시스템화해 판매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오피스, 쇼핑몰 등 다양한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 사용자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은 최초의 상업용 비즈니스 모델 같은 개념이다”며 “로봇 친화형 빌딩을 비즈니스 모델화시켜서 패키지로 판매할 예정으로 개발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 건설 등 그룹사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집중하기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로봇 친화형 건물에 세계 관심 집중
현재 국내에 지어진 로봇 친화형 빌딩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의 첨단 기술이 대거 집약된 제 2사옥 1784에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방문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네이버 제 2 사옥 1784에는 약 100대의 자율주행 로봇 ‘루키’를 통해 임직원에게 택배·도시락·카페 등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784는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네이버가 그동안 연구하고 축적한 첨단기술이 담긴 테크 컨버전스 공간이다. 인공지능(AI)·로봇·디지털트윈·자율주행·클라우드·5G 등 수많은 기술들이 사옥 공간과 융합됐다. 응고지 사무총장 일행은 1784를 방문해 해당 첨단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무역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WTO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이자, 첫 여성 사무총장이다. WTO 사무총장의 방한은 지난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네이버 측은 “WTO 사무총장이 한국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직접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며 “첨단 기술이 대거 집약된 1784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가 1784를 통해 시도 중인 혁신적인 기술 실험들은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까지 미국 국무부·국토안보부 차관, 싱가포르 정보통신부 장관 등 전 세계 54개국에서 4000여명 이상이 1784를 방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마제드 알 호가일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 등이 방문한 후 네이버와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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