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AXA)손보, 16년 만에 한국시장 떠날까
‘교보-카카오페이’ 지분 공동 인수설
결손금 3000억 넘으며 고전...엑시트 기회 잡나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최근 매각설이 제기된 악사(AXA)손해보험이 16년 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지 관심이 쏠린다. 악사손보는 지난해 90억원대 흑자를 내긴했지만 결손금이 수천억원에 달하고 있고 주력인 자동차보험은 국내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시장에서의 한계를 체감하고 꾸준히 철수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악사손보가 매물로서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을 때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교보 품으로 복귀? 매각가 ‘3500억’ 거론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악사손보 지분 ‘공동인수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최근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며 손해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출범시킨 카카오페이손보의 영업활성화를 위해 자동차보험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자동차보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악사손보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회사다.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 측은 악사손보 인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교보생명 측은 “악사손보를 공동 인수하는 것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도 “현재 보도된 딜 구조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손보사 매물을 노려왔고 2021년에는 악사손보 인수에 나섰다가 무산된 적도 있어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동인수 추진이 아주 근거없는 소문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흥미롭게도 악사손보의 전신은 교보자동차보험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을 출범시켰고 이후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에 회사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교보생명이 2021년 악사손보 인수를 포기한 것은 당시 거론된 인수가가 3000억원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교보생명이 교보자동차보험을 매각한 가격에 3배 수준이다. 이에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고 양측이 인수가를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악사손보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악사손보는 지난 2019년부터 보험업계에서 꾸준히 매물로 거론되는 회사 중 하나다.
악사손보는 2016년 4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실적이 하락하며 2019년에는 37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에도 340억원의 적자를 낸 악사손보는 2021년 60억원, 지난해에는 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쌓인 결손금이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악사그룹은 한국시장 진출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총 2800억원을 악사손보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 매각가는 약 35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이 정도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금융업 관련 인수자가 나타나기 쉽지 않다”며 “(교보-카카오페이) 공동인수는 악사그룹 입장에서 투입금액을 회수할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밝혔다.
韓시장 한계...다른 회사처럼 떠날수도
악사손보의 주력 상품은 자동차보험이지만 국내 시장 점유율은 4% 수준으로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해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단 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최근 손보업계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되며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 지표가 매우 중요해지며 장기보장성보험 판매가 중요해졌다.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장기보험 판매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기반 회사인 악사손보가 설계사 중심으로 판매되는 장기보험 사업에서 크게 강점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악사손보는 종합손해보험 라이선스와 함께 자동차보험 사업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매물로 꼽힌다. 이번에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의 공동인수 추진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다른 인수자가 언제든 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악사손보 측은 이번 공동인수 추진설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외국계 보험사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 및 보험시장 포화상태, 강력한 금융규제 등의 이유로 한국시장에서 꾸준히 철수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외국계 보험사는 ING생명(2013년·네덜란드), 우리아비바생명(2014년·영국), 알리안츠생명(2016년·독일), PCA생명(2017년·영국) 등이다. 2021년에도 미국 시그나그룹이 처브그룹에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 7월에는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와 중소회사들이 함께 양립하던 국내 보험시장은 최근 국내 대형 금융그룹사들이 점령하는 분위기”라며 “막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테크사들이 보험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외국계 회사들의 한국시장 경쟁 의욕을 꺾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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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10여년간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시장에서의 한계를 체감하고 꾸준히 철수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악사손보가 매물로서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을 때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교보 품으로 복귀? 매각가 ‘3500억’ 거론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악사손보 지분 ‘공동인수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최근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며 손해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출범시킨 카카오페이손보의 영업활성화를 위해 자동차보험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자동차보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악사손보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회사다.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 측은 악사손보 인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교보생명 측은 “악사손보를 공동 인수하는 것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도 “현재 보도된 딜 구조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손보사 매물을 노려왔고 2021년에는 악사손보 인수에 나섰다가 무산된 적도 있어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동인수 추진이 아주 근거없는 소문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흥미롭게도 악사손보의 전신은 교보자동차보험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을 출범시켰고 이후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에 회사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교보생명이 2021년 악사손보 인수를 포기한 것은 당시 거론된 인수가가 3000억원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교보생명이 교보자동차보험을 매각한 가격에 3배 수준이다. 이에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고 양측이 인수가를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악사손보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악사손보는 지난 2019년부터 보험업계에서 꾸준히 매물로 거론되는 회사 중 하나다.
악사손보는 2016년 4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실적이 하락하며 2019년에는 37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에도 340억원의 적자를 낸 악사손보는 2021년 60억원, 지난해에는 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쌓인 결손금이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악사그룹은 한국시장 진출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총 2800억원을 악사손보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 매각가는 약 35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이 정도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금융업 관련 인수자가 나타나기 쉽지 않다”며 “(교보-카카오페이) 공동인수는 악사그룹 입장에서 투입금액을 회수할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밝혔다.
韓시장 한계...다른 회사처럼 떠날수도
악사손보의 주력 상품은 자동차보험이지만 국내 시장 점유율은 4% 수준으로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해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단 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최근 손보업계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되며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 지표가 매우 중요해지며 장기보장성보험 판매가 중요해졌다.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장기보험 판매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기반 회사인 악사손보가 설계사 중심으로 판매되는 장기보험 사업에서 크게 강점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악사손보는 종합손해보험 라이선스와 함께 자동차보험 사업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매물로 꼽힌다. 이번에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의 공동인수 추진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다른 인수자가 언제든 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악사손보 측은 이번 공동인수 추진설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외국계 보험사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 및 보험시장 포화상태, 강력한 금융규제 등의 이유로 한국시장에서 꾸준히 철수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외국계 보험사는 ING생명(2013년·네덜란드), 우리아비바생명(2014년·영국), 알리안츠생명(2016년·독일), PCA생명(2017년·영국) 등이다. 2021년에도 미국 시그나그룹이 처브그룹에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 7월에는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와 중소회사들이 함께 양립하던 국내 보험시장은 최근 국내 대형 금융그룹사들이 점령하는 분위기”라며 “막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테크사들이 보험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외국계 회사들의 한국시장 경쟁 의욕을 꺾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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