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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대어’ SGI서울보증보험, 나랏돈 회수 위한 과제는 [공모꾼]

오는 6월 코스피 상장 예심 청구
13년 만 공기업 상장…미회수금 5조원 ↑
구주 매출 100%로 이뤄진 점은 악재

SGI서울보증보험이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한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SGI서울보증보험]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SGI서울보증보험(서울보증보험)이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속도를 내고 있다.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인데다가 규모가 큰 딜로 시장 기대감이 커진 모양새다. 다만 정부의 공적 자금 회수가 최대 목표인 만큼 알맞은 몸값을 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6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월 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998년 11월 외환위기를 거쳐 대한보증보험이 한국보증보험을 합병하면서 설립됐다. 정부는 위태로웠던 서울보증보험에 총 10조2500억원을 수혈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배당 등을 통해 4조3483억원(회수율 42.4%)을 거둬들였지만 아직까지 5조9017억원이 남아 있다. 이번 상장 목적 역시 미회수된 공적 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서울보증보험 완전 민영화를 위한 단계적 지분 매각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배당으로 회수한 연평균 금액은 2056억원에 그쳤다. 배당으로만 공적 자금을 회수하기 역부족인 셈이다.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예보)는 2012년부터는 서울보증보험의 배당으로만 공적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면서 “미회수 잔액을 과거 10년간의 연평균 배당금액 2056억원으로 매년 회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29.75년 이후에나 공적 자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22년 7월 정부의 ‘서울보증보험 지분매각 추진계획’ 발표 이후 줄곧 상장을 준비해 왔다. 이는 2010년 상장한 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이다. 상장 주관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7월 공적 자금 5조9017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 계획을 밝혔다. 코스피 상장을 통해 10% 이상, 상장 2~3년 후 최대 33.85%의 지분, 경영권 지분 매각(50%+1주) 등의 단계를 거쳐 예보의 보유 지분 전량(93.85%)을 매각한다는 구상이다. 공적 자금 청산 시점인 오는 2027년까지 나랏돈을 모두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2년 연속 배당 50% 넘어…펀더멘탈 튼튼

서울보증보험 IPO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금융위는 올 상반기 내에 서울보증보험 IPO를 마무리할 방침이었지만, 얼어붙은 IPO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을 미뤘다. 최대 목표가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인 만큼 낮은 가격에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공적 자금을 최대로 회수하기 위해선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 것이 관건이다. 민영화를 목표로 하는 공기업 IPO는 기업 가치 등을 적절히 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상장을 논의하고 있는 기관만 금융위원회, 예금보험공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총 세 곳이다. 

실제 한국남동발전, 인천공항공사, 산은금융지주 등이 공기업 IPO를 추진했지만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공기업 IPO는 관련된 기관의 의사결정 구조가 촘촘하다”면서 “IPO에서 중요한 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인데 사기업에 비해 고려할 게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서울보증보험 몸값은 2조~3조원 이상이다. 일각에선 4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자기자본이 5조원에 달하는 만큼 규모가 큰 기업인데다가 배당 성향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예보는 서울보증보험의 올해 배당성향을 50.2%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가 넘는 수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412억원이다. 2016년 예보가 자체 평가한 서울보증보험의 기업가치는 2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IPO 시장에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튼튼한 기업이 관심을 받는데 서울보증보험은 배당도 늘고 실적이 괜찮은 회사”라면서 “코스피 시장 빅 딜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상장이 구주 매출 100%로 이뤄지는 점은 악재다. 구주 매출은 기업 상장 시 공모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매물로 내놓는 것이다. 이 경우 공모로 조달한 투자금이 신규 사업에 쓰이지 않고 기존 주주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통상 공모주 투자 매력을 반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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