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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피프티피프티 돌풍에도…소속사 투자유치 '난항'

신생기획사 어트랙트, 밸류 700억·최대 100억 투자 유치 나서
VC업계, 400억 밸류·10억 투자 검토 나섰으나 "쉽지 않다"

피프티 피프티. [사진 어트랙트]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K팝 걸그룹의 또 다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피프티 피프티'의 소속사 ‘어트랙트’가 첫 투자유치에 나섰지만 10억대 투자 유치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돌의 기적(중소기획사 소속 아이돌)’, ‘기록의 소녀들’ 이란 별칭까지 얻으며 화제를 모으면서 벤처투자업계의 관심도 높아졌으나 다소 높은 몸값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트랙트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삼정KPMG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대형 벤처캐피털(VC)에 회사 소개자료와 투자 설명서를 배포하고 수요 조사에 나섰다. 

어트랙트가 희망하고 있는 투자 전 기업가치는 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대 1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고, 목표로 한 1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면 기업가치 800억원을 웃돌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VC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어트랙트의 몸값과 투자금액 규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관련 보도를 보고 당황했다”며 “애초에 한 번도 그 밸류(기업가치)로 얘기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에 돌았던 밸류가 원래 한 400억 밸류에 약 10억~20억원 유치였다”며 “그러다 어트랙트에서 600억까지 밸류를 높이긴 했지만 700억 밸류나 100억원 투자 유치 얘기는 처음 듣는 숫자”라고 말했다. 

당초 어트랙트에 대한 회사 소개자료와 투자 설명서를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단독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으나, 수십 개 투자사에서 이를 받아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투자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업계에 있는 VC들 같은 경우 검토를 하다 대부분 다 드랍(drop)을 해서 아직까지 보고 있는 곳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아직 검토를 하고 있지만 전망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밸류도 밸류고 사실 검토하다가 회사 내부 이슈 사항들이 좀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좀 어렵다"고 밝혔다.  

어트랙트는 2021년 6월 설립된 신생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HJ엔터테인먼트, 월드뮤직, 한국연예자작자협회 이사 등을 거친 전홍준 대표가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다. 전 대표는 유열 매니저를 시작으로 조관우, 바비킴, 윤미래, 윤건 등을 배출했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출신 하성운을 매니지먼트하기도 했지만 K팝 아이돌 그룹을 제작한 건 사실상 피프티 피프티가 처음이다.  

어트랙트가 회사의 몸값을 700억원 이상 제시한 것은 소속 대표 아티스트인 피프티 피프티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은 데서 나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중소돌의 기적으로 통하는 피프티 피프티는 영미권 차트에서 K팝 걸그룹 신기록을 경신해나가고 있어서다.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트윈 버전’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지난 28일 3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이는 음원 발매 94일 만에 이룬 기록으로, 앞서 블랙핑크의 ‘핑크 베놈’(93일)에 이어 K팝 걸그룹으로는 두 번째로 빠른 성과다. 

피프티 피프티의 히트곡 ‘큐피드’는 지난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9주 연속 진입하며 K팝 걸그룹 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큐피드는 지난 26일자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 100에서 11위를 기록하며 9주 연속 차트인 했다. 

어트랙트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피프티 피프티가 가진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마케팅 강화와 후속 앨범 제작, 신규 보이그룹 투자 등에 나설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신생기획사가 선보인 신생 걸그룹의 기대 이상의 흥행 행보에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으로 중소 기획사에서 단번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투자 사례를 기대하기도 했다. 앞서 LB인베스트먼트는 BTS가 없던 2012년 하이브에 10억원을 1차 투자했고, 2016년 55억원을 2차 투자했다. 65억원의 투자금은 17.7배가 된 1151억원이 돼 돌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검토를 시작할 때는 당연히 그런(하이브 투자 사례) 기대를 하고 검토는 시작은 했다”며 “계속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여러 이슈가 있어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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