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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왓챠 인수를 포기한 이유[이코노Y]

LG유플러스 왓챠 인수 논의 중단
기업가치 3000억원→200억원 하락
“계속기업으로 존속능력 의문 제기”

왓챠의 유일한 매수 후보자였던 LG유플러스가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며 왓챠는 또다시 매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제공 왓챠]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왓챠의 유일한 매수 후보자였던 LG유플러스(032640)가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며 왓챠는 또다시 매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전에도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되는 등 위기가 있었던 만큼 몸값 책정과 지속된 적자가 원인으로 꼽힌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왓챠 인수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됐던 왓챠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부문 강화에 나선 LG유플러스의 의지에 이번에는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았다. 왓챠는 올 4월까지 매각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밝혔으나 인수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난항을 겪고 있다.

LG유플러스와 왓챠는 기업가치를 두고 협상을 하고 있었으나 LG유플러스 측에서 왓챠가 제시한 기업가치에 비해 낮은 수준에 인수가를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가 왓챠 측에 제시한 투자유치 전 기업가치(프리밸류)는 200억원 정도다. 지난해 초에 착수한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추진 시 기업가치가 3000억원까지 거론된 것에 비해 크게 쪼그라들었다. 넷플릭스의 독주와 국내 토종 OTT들 간의 경쟁 포화로 성장세가 꺾인 왓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특수까지 사라지며 기업가치가 평가 절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왓챠는 지난해 연결기준 555억원여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도 영업손실 248억원보다 적자폭을 2배 이상 키웠다. 적자 규모가 커지는 것은 콘텐츠 제작 원가가 증가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다. 왓챠의 지난해 매출원가는 848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00억원 증가했다. 

신한회계법인은 지난 3월 왓챠의 2022년도 감사보고서에 “주의를 기울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감사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새로운 매수자나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왓챠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과거 카카오나 웨이브, 리디 등도 인수 후보자로 떠올랐지만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신규 가입자 유입도 줄어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왓챠 역시 지난해 상반기 1000억원 규모의 프리IPO에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어 400억원 규모의 LG유플러스 투자도 결렬돼 존속의 갈림길에 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추후 왓챠 인수건과 관련해서도 검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왓챠는 출구전략으로 광고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해 국내에서만 연간 3000억원의 광고 이익을 거둘 것이란 학계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이에 수익화 전략이 절실한 왓챠는 지난 3월 구독자들에게 광고 요금제 도입 관련 설문을 실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OTT들이 콘텐츠 제작에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콘텐츠 경쟁을 이어가려면 자금이 투입되어야 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투자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왓챠를 포함한 OTT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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