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QR코드?”…카드사 연합전선 이번엔 제구실할까[이코노 EYE]
8개 카드사, QR 공통 규격 추진 MOU
애플페이 론칭·삼성페이 수수료 의식한 듯
과거 QR 연합 ‘모든페이’ 있었지만 유명무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지난주 카드업계에서 다소 뜬금없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국내 카드사들이 부가가치통신(VAN)사업자·간편결제사와 손잡고 공동의 QR코드 결제 규격을 구축하기로 한 것입니다. QR 결제 비중이 극히 적은 국내에서 카드사들이 과감한 도전을 한 이유는 뭘까요?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함께 하는 가운데, 과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8개 국내 카드사는 지난 24일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KIS정보통신,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결제 공통 규격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약에 참여한 카드사는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등입니다.
이들 참여사는 모바일 결제를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축하기 위해 모바일 QR결제 공통규격으로 ‘EMV QR’을 선택해 오는 6월까지 각 사 전산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MV는 1993년에 유로페이(Europay), 마스터카드(Mastercard), 비자(Visa)가 제정한 결제 시장의 규격입니다. 오늘날 접촉·비접촉·QR 및 온라인 결제의 국제 표준이라고 할 수 있죠.
참여사들은 이번 협약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결제수단 선택의 폭 확대는 물론, 해외 간편결제사들도 국내 많은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따가운 눈초리가 가득합니다. 지난 3월 국내에서 론칭한 애플페이를 견제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현재 유일하게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출시 한 달 동안 신규 발급된 카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8년 만에 유료로 바뀌는 삼성페이 수수료 정책도 이번 연합의 도화선으로 보입니다. 만약 애플페이처럼 삼성페이도 카드사들에 최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면 그 수준이 만만찮을 전망이죠.
이에 참여사 태스크포스(TF)는 “다른 회사 사업을 견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며 “모바일 결제 보편화에 따라 고객들에게 다양하고 편리한 결제수단을 제공하고자 하는 맥락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EMV QR뿐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활발히 논의할 것”이라 덧붙였죠.
사실 참여사 외 업계에서도 참여사들의 해명을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과 단말기 확대라는 숙제는 남아 있지만, 이제라도 카드사들이 뭉친 것은 다행이란 것이죠.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10~20대 카드 소비자는 QR 결제가 익숙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번 연합전선은 의미가 있다”며 “간편결제사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뭉치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과거 2018년 ‘모든페이’라는 카드사 공통의 QR 간편결제 서비스가 탄생했지만, 현재는 그 존재조차도 모르는 금융소비자가 대다수입니다. 같은 해 카드사 연합 NFC 결제 서비스인 ‘저스터치’(JUSTOUCH)도 나왔지만 가맹점과 이용자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최근 개시한 오픈페이(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카드사 연합은 모두 한 발짝씩 늦고, 공통 서비스를 시작해도 서로 이해득실에 흐지부지하게 됐다”며 “이제는 업계 차원에서 신사업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공동 추진하고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카드사들이 이제는 진지하게 골몰해야 할 때가 온 듯합니다. 결제수단이라는 ‘형식’보다는 소비자들의 편익이라는 ‘내용’을 들여다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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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8개 국내 카드사는 지난 24일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KIS정보통신,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결제 공통 규격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약에 참여한 카드사는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등입니다.
이들 참여사는 모바일 결제를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축하기 위해 모바일 QR결제 공통규격으로 ‘EMV QR’을 선택해 오는 6월까지 각 사 전산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MV는 1993년에 유로페이(Europay), 마스터카드(Mastercard), 비자(Visa)가 제정한 결제 시장의 규격입니다. 오늘날 접촉·비접촉·QR 및 온라인 결제의 국제 표준이라고 할 수 있죠.
참여사들은 이번 협약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결제수단 선택의 폭 확대는 물론, 해외 간편결제사들도 국내 많은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따가운 눈초리가 가득합니다. 지난 3월 국내에서 론칭한 애플페이를 견제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현재 유일하게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출시 한 달 동안 신규 발급된 카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8년 만에 유료로 바뀌는 삼성페이 수수료 정책도 이번 연합의 도화선으로 보입니다. 만약 애플페이처럼 삼성페이도 카드사들에 최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면 그 수준이 만만찮을 전망이죠.
이에 참여사 태스크포스(TF)는 “다른 회사 사업을 견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며 “모바일 결제 보편화에 따라 고객들에게 다양하고 편리한 결제수단을 제공하고자 하는 맥락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EMV QR뿐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활발히 논의할 것”이라 덧붙였죠.
사실 참여사 외 업계에서도 참여사들의 해명을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과 단말기 확대라는 숙제는 남아 있지만, 이제라도 카드사들이 뭉친 것은 다행이란 것이죠.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10~20대 카드 소비자는 QR 결제가 익숙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번 연합전선은 의미가 있다”며 “간편결제사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뭉치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과거 2018년 ‘모든페이’라는 카드사 공통의 QR 간편결제 서비스가 탄생했지만, 현재는 그 존재조차도 모르는 금융소비자가 대다수입니다. 같은 해 카드사 연합 NFC 결제 서비스인 ‘저스터치’(JUSTOUCH)도 나왔지만 가맹점과 이용자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최근 개시한 오픈페이(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카드사 연합은 모두 한 발짝씩 늦고, 공통 서비스를 시작해도 서로 이해득실에 흐지부지하게 됐다”며 “이제는 업계 차원에서 신사업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공동 추진하고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카드사들이 이제는 진지하게 골몰해야 할 때가 온 듯합니다. 결제수단이라는 ‘형식’보다는 소비자들의 편익이라는 ‘내용’을 들여다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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