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전환사채 열풍…“미래 가치 높아 자금조달 용이”
LG엔솔, 391억 규모 호주 음극재 업체 CB 매입
에코앤드림·엔켐도 시설 확충 위해 전환사채 발행
신생업체 다수 포진한 만큼 일반채권 보다 유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들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환사채(CB) 활용을 통한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 가치가 높은 배터리 업계 특성상 미래 가치를 담보로 하는 CB가 일반 채권보다 자금 조달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등 이점이 많은 만큼 배터리 업계가 발행하는 CB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CB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소부장 업체 CB 매입과 음극재 업체들의 시설 투자를 위한 CB 발행 등이 있다.
CB는 향후 주식으로 바꿀 권리가 포함돼 있는 채권을 말한다. 일반 회사채에 비해 이자율이 낮지만 미래 가치가 높은 기업의 CB의 경우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사실상 미래 가치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인 만큼 기성 제조업보다는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미래 유망 업종에 포진해 있는 기업들이 주로 활용한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소재·부품·장비(소부장)과 제조업체 모두 시설투자가 활발한 만큼 CB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 편이다.
업체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투자 안정성과 핵심 소재 기업과의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호주 음극재 제조업체 노보닉스가 발행한 3000만 달러(한화 약 391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기로 했다. 전환가액과 이자율 등 구체적인 사안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노보닉스 전환사채 인수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공급망 위험도를 낮추고 시장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노보닉스는 미국 테네시주에 인조흑연 생산 공장을 보유하는 등 북미 지역 내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SK온으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받은 이차전지 전구체 업체 에코앤드림(101360)도 증설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CB를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5만원으로 기준 주가보다 약 10% 할증된 금액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앞서 에코앤드림은 최근 3~4만t 규모의 전구체 물량을 벨기에 배터리 업체 유미코아를 통해 SK온에 공급하는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CB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이뤄질 시설 투자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차전지 전해액 생산 업체 엔켐(348370)도 지난달 시설자금 확보 목적으로 315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가액은 7만3305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성 제조업체나 대기업들의 경우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에 CB발행에 소극적이지만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유망 업종의 경우 다르다”며 “배터리의 경우 미래 주식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금 조달이 용이하고 투시세 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 CB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신생 업체가 다수 포진해 있는 배터리 업계 특성상 일반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며 “이러한 점도 배터리 업체들의 적극적인 CB발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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