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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손실 나도 묵묵히 투자

[4대그룹 미래사업 보고서] ③ 
모셔널·포티투닷 등 자율주행 투자서 천문학적 손실
규제 탓에 상용화 제약…당장 수익 기대하기 어려워

포티투닷(42dot)이 시험운행하고 있는 청계천 자율주행 버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행한 투자에서 계속 손실이 쌓이고 있지만 투자계획은 여전하다. 당장의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향후 자율주행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다지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투자한 자율주행 업체 모셔널과 포티투닷(42dot)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총8080억원으로 전년 동기(5507억원) 대비 47.4%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전장기업 앱티브(Aptiv)가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영업손실이 7518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모셔널의 손실 규모는 지난 2020년 2315억원, 2021년 5162억원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이 영향으로 모셔널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지분법 손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모셔널에 대한 지분법손실은 지난해 1891억원을 기록했다. 지분법손실은 투자회사가 피투자회사의 당기순손실 발생분에 대해 투자회사의 지분율 만큼 손실로 인식하는 금액을 말한다. 모셔널의 지분 구조는 ▲현대차 26% ▲기아 14% ▲현대모비스 10% ▲앱티브 50% 등이다.

포티투닷 역시 지난해 5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21억원) 대비 75% 급증한 수치다. 결손금 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 1221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포티투닷은 지난 2019년 송창현 네이버랩스 전 대표가 설립한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역량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모셔널과 포티투닷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율주행 사업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율주행은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수익을 내는 데 제약이 따른다. 일부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자율주행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뿐 규제 탓에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모셔널은 현대자동차의 전동화 모델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차량(로보 택시)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 일부 지역에서만 무료 시험 운행을 진행했을 뿐 사업 모델을 정립하지 못했다. 포티투닷 역시 아직 기술 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이 매출을 크게 상회해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현대자동차그룹 입장에서는 모셔널과 포티투닷 모두 미래 기술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는 의미다.

미래 경쟁력 위한 선제적 투자

이처럼 자율주행 분야에서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의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기술력이 미래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분기 포티투닷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총 1조539억원 규모의 포티투닷 주식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다.

모셔널의 경우 미국 신사업 투자 법인 ‘HMG 글로벌’을 통해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MG글로벌이 미국의 혁신기업에 투자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모셔널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릅의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HMG글로벌이 실질적으로 관리하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혁신 분야의 경우 당장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며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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