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예고한 야놀자, M&A로 몸집 불렸지만…실적은 부진
인터파크·고글로벌트래블 인수 등 M&A로 몸집 불려
외형확대에 집중…1분기 영업손실로 적자전환
여기어때 맹추격으로 국내서 경쟁력 악화 우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의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이 예고된 가운데 국내에선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 행보로 몸집을 키워왔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인터파크의 성과 부진이 반영된 결과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982억원 대비 크게 늘어난 1537억원으로 나타난 것과 달리 회사가 벌어들인 돈은 적어진 셈이다.
야놀자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인터파크 부문이다. 야놀자의 사업부문은 크게 야놀자 플랫폼과 클라우드, 인터파크로 나뉜다. 이 중 적자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인터파크로 지난 1분기 인터파크 매출은 47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9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4월 인수한 인터파크가 야놀자의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21년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는 인터파크를 투자처로 점 찍고 3000억원을 들여 인수에 성공했다. 당초 비전펀드로부터 자금 조달 당시 M&A를 조건으로 투자를 받아 자금 대부분을 M&A 성사에 쓰게 될 것이란 투자업계의 관측이 있었던 만큼 야놀자는 기업 인수에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외에도 호텔 관리 시스템 인소프트와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사 데이블, 동남아시아 호텔 체인 젠룸스, 인도 숙박 관리 플랫폼 이지테크노시스 등을 꾸준히 인수하며 해외를 외형을 확장해왔다. 야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5월 이스라엘의 여행 솔루션 기업 고글로벌 트래블(GGT)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확장 기조를 다졌다. 당시 야놀자는 인수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인터파크 인수 금액보다 큰 규모라고 밝혔다.
야놀자는 대규모 인수자금을 투입에도 안정적인 재무적 여력을 갖추고 있다. 1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697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형 확장에 집중하느라 국내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경쟁 플랫폼 ‘여기어때’가 격차를 좁히며 추격하고 있는 것도 야놀자를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기준 매출 3058억원, 영업이익은 3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호실적을 보였지만 야놀자는 전년 대비 매출은 크게 는 6045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577억원에서 61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 1월에는 여기어때가 숙박앱 신규 설치 수를 조사한 결과 야놀자를 제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여행·교통 분야’에서 여기어때의 신규 앱 설치 수는 총 35만9903건으로 야놀자(28만8669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월간활성사용자수(MAU)에선 여기어때가 328만354명을 기록해 야놀자(352만1425명)를 24만여명 차이의 빠른 속도로 뒤를 좇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부터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한다고 알려졌지만 벤처시장 악화로 기업공개(IPO)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야놀자의 GGT 인수를 축하하는 메시지가 걸리며 나스닥 입성이 임박했다는 해석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야놀자의 신사업들의 성과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의 자금 유치 당시엔 10조원으로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현재는 절반으로 크게 떨어진 만큼 외형 확대로 나스닥 상장의 포석을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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