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안에 웬 껌이?”…추억의 이색 아이스크림 ‘알껌바’ [망했어요]
아이스크림 먹은 뒤, 껌으로 입가심...1석 2조 효과
옛 롯데삼강, 1992년 출시 이후 2016년 단종
원재료 값 상승...플라스틱 막대 등 투자 비용 ↑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그 안에 ‘껌’이 들어있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많은 이들에게 돌풍을 일으켰던 아이스크림 제품이 있었다. 달콤한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면, 손잡이 속에 들어있는 껌으로 입가심까지 가능했던 추억의 아이스크림 ‘알껌바’다.
과거 1992년 롯데삼강 시절 출시된 알껌바는 빨대처럼 생긴 스틱을 열면 작은 껌들이 주르르 나오는 이색 콘셉트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알껌바가 출시된 1990년대 초반을 중심으로 아이스크림 시장은 인기 있는 캐릭터나 모양을 이용하거나 이색적인 원료와 맛을 사용한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과거보다 평균 온도가 높아지면서 계절 특수성을 띈 아이스크림 시장의 수요가 점차 높아진 영향이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전후로 아이스크림 유통구조와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변화했는데 대형할인점의 개점 확산으로 소형 점포에서 팔리던 아이스크림 유통구조가 붕괴됐다. 주 소비층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아이스크림 구매가 줄어든 것인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빙과업계에선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별나고, 색다른 이색 아이스크림을 속속 선보였다.
과거 롯데삼강 역시 빙과·유지·식품의 주력사업 포트폴리오 기반을 다지기 위해 수박·상어·붕어·거북알 등 독창성과 재미성을 앞세운 독특한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알껌바도 당시 트렌드에 따라 출시됐다. 롯데삼강이 알껌바를 포함해 수박바, 죠스바 등 다양한 히트 제품으로 빙과 시장을 주도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경우 아이스크림 사업 초창기에 바, 펜슬(쭈쭈바) 타입 위주의 카테고리에서 더 나아가 마카롱, 빙수, 비스킷 아이스크림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여러 형태의 신제품을 개발했다”며 “알껌바도 당시 트렌드 흐름에 따라 출시된 아이스크림 제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껌 스틱’ 하나 바꾸려니...까다로운 설비변경·생산공정, 비용도 문제
하지만 알껌바의 생산은 계속되지 못했다. 알껌바의 핵심인 아이스크림 속 껌 넣는 스틱 하나를 바꾸는데 설비변경이나 생산공정이 까다로워지면서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생산기계의 경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든다. 고가의 기계값과 지속적인 관리 비용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에 대한 가격 저항력 때문에 판매 가격을 무한정 올릴 수 없어 수익(마진)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은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따라 제품이 점차 발전하면서 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 시장이 확대됐다. 31가지의 맛을 선보이는 배스킨라빈스와 좋은 품질의 값비싼 아이스크림 시장을 겨냥한 하겐다즈 등이 이때 등장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자, 기존 아이스크림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원유 등 원재료값도 줄줄이 인상...“재출시 계획 없다”
아이스크림 가격 문제도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원료 사용 비중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원유는 아이스크림에 가장 중요한 원료다. 원유 수취가격은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는데, 특히 원유가격 연동제 도입 첫해인 2013년에는 1022.16원, 2014년에는 1088.09원으로 2년 연속 전년대비 4% 이상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과 연동돼있다보니, 수요공급과 별도로 가격이 결정되면서 원유 재고가 쌓여도 가격이 하락하지 않아 빙과업계 전반적으로 부담이 커진 것도 한 몫했다.
알껌바는 결국 출시 20여년 만인 2016년 단종됐다. 제품이 단종된 지 7년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재출시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알껌바 재출시는 안되는건가요” “단종된 게 맞나요” “옛날에 단종됐는데 얼마전 다시 출시된 거 아닌가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롯데웰푸드 측은 향후 알껌바의 재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현재 알껌바 아이스크림 생산기계가 없는 상태”라며 “재출시를 위해선 생산기계를 새로 사들이고, 관리를 위한 비용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데 오히려 (비용 측면에서) 손해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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