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DB손보, ‘베트남 보험사’ 인수에 꽂힌 이유

인구만 1억명...차량 늘며 가입 수요↑
7년 전 ‘PTI 지분 인수’ 성공 자신감까지

2015년 1월 베트남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당시 DB손보(구 동부화재) 김정남 사장(사진 왼쪽)과 베트남 PTI 손해보험사 뉴엔트르엉장(Nguyen Truong Giang) 사장이 인수 계약 체결식을 가진 모습.[사진 DB손해보험]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DB손해보험이 벌써 세 번째 ‘베트남 보험사 지분’ 획득에 성공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DB손보는 최근 자동차보험 가입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매력적 시장 베트남, 보험 성장 기대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 16일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점유율 9위를 차지하고 있는 BSH(Sai Gon Ha Noi Insurance)손보사와 지분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지분은 75%다. 

DB손보의 베트남 보험사 지분 인수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 베트남 손보시장 점유율 5위인(현재 3위)의 PTI(Post & Telecommunication Insurance)손보사 지분 37.32%를 인수했던 DB손보는 올 2월에도 시장점유율 10위인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손보사 지분(75%)까지 사들였다. 

이처럼 DB손보가 공격적인 보험사 지분 인수에 나서는 배경에는 베트남의 보험시장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베트남은 국내 보험사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하지만 보험 침투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경제가 꾸준히 발전하며 보험수요가 증가 추세다. 

이에 이미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현지에 지점, 법인, 은행 제휴 형식 등으로 현지에 진출해 있고 손보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현지 보험사 지분을 인수한 상황이다.

또한 베트남은 향후 손보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현재 베트남 손해보험 연간보험료 규모는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10년간 약 11% 성장했다. 특히 자동차대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관련 수요가 커지고 있다. 현재 베트남은 자동차보험 가입이 의무이기도 하다.

코트라(KOTR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자동차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50만대를 돌파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조립한 자동차 생산량도 43만9600대로 전년대비 14.9% 증가했다. 최근 5개년(2018~2022년) 자동차 생산량 연평균 성장률은 8.96%에 달한다.
[사진 DB손해보험]

베트남의 주 소비층이 젊은층이라는 점도 향후 손보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로 꼽힌다. 현재 베트남 총 인구의 60%는 35살 이하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호치민이나 하노이 등 대도시에 살면서 아이폰, 갤럭시 등 고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고 소비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생산량 증가로 이들의 차량 구매가 늘면 자연스럽게 보험 가입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베트남 보험시장에서는 건강보험이 유망하다고 꼽혔지만 향후 자동차보험도 블루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DB손보가 올 2월 인수한 VNI손보사는 시장점유율이 10위권 수준 손보사지만 자동차 보험시장에서는 3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베트남에서도 전국 단위의 영업과 보상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자동차보험 사업 확대가 용이한 편이다.

한편 DB손보가 베트남 보험사 지분 인수에 꾸준히 나서는 것은 이미 같은 방식으로 PTI손보사를 성장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5년 당시 시장점유율 5위였던 PTI는 DB손보와의 지분 계약 이후 현재 시장 3위로 올라섰다. 

현지 인프라에 DB손보만의 전략을 입히는 방식이 매우 효과적임을 경험한 DB손보는 이후에도 허가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지점, 현지법인 진출 대신 현지 보험사 지분 인수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외국계 회사가 지분율 49% 이상을 보유할 수 없었던 규제가 2019년 풀리면서 DB손보는 이후 인수한 현지 보험사 지분을 모두 75% 인수해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켰다. 

DB손보는 올 상반기 중 BSH손보사 지분취득 및 해외 직접투자 관련 인허가를 완료하고 현지화 전략 기반 PMI(post merger integration)를 추진할 계획이다. DB손보 관계자는 “PTI손보사를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BSH를 현지 상위사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좀비버스, 영화야 예능이야?"...K-좀비 예능2, 또 세계 주목받을까

2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3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4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5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6‘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7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8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9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실시간 뉴스

1"좀비버스, 영화야 예능이야?"...K-좀비 예능2, 또 세계 주목받을까

2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3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4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5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