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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무너진 리츠…지금이 ‘매수 적기’일까

[다시 뜨는 리츠]①
상장 리츠 23개 중 공모가 넘는 리츠 6개뿐
고금리·유상증자 등으로 1년새 20% 이상 하락
최근 3달새 리츠 소폭 회복…하반기 반등 기대
“리파이낸싱 마무리한 롯데리츠는 지금이 적기”

고금리에 리츠 주가가 지지부진하지만 하반기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부동산에 관심 있는 투자자 A 씨는 2년 전에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했다.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한 투자 상품이라는 말에 보유 자산의 10%를 리츠로 담았다. 그러나 지금은 수익률을 보기 무서운 상황이다. 그는 “2021년도 말에 신한알파리츠(293940)를 7700원에 샀는데 지금은 6000원대로 20% 이상 하락했다"며 "장기 투자로 접근해 길게 보유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리츠 주가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원금만 건지길 바라는 투자자들도 많다. 다만 리츠는 장기 투자 상품인데다 크게 하락해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장에선 하반기부터 리츠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리츠 TOP 10 지수’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날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전날보다 0.20% 오른 864.52에 마감했다. 

올해 1월 연고점(919.17)을 찍은 후 900선을 넘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1년 전만 해도 1097.87을 기록했는데 21.25% 이상 하락했다. 이어지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리츠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관련 증권에 투자하고, 벌어들인 수익의 90%를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배당수익률이 5~7%로 높은 편이라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 분류된다. 

리츠를 둘러싼 상황은 좋지 않은 상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 23개 중 공모가(5000원)을 넘어서는 리츠는 단 6개 뿐이다. 대부분의 리츠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탄탄한 대기업 자산을 내세워 상장한 한화리츠(451800)(5090원)와 삼성FN리츠(448730)(5100원) 주가도 19일 기준 겨우 5000원을 웃돌고 있다.

상장 당시에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리츠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삼성 그룹 첫 공모 상장 리츠로 기대감을 모았던 삼성FN리츠는 상장 당일 공모가를 밑돌았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4790원에 형성됐다. 장중 최고가도 5070원에 그쳤다. 한화리츠 일반 투자 최종 경쟁률은 0.51대 1에 그치면서 미달이 나기도 했다. 

또 자금 조달이 급한 리츠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리츠 주주들의 공분을 샀다. 디앤디플랫폼리츠(377190)가 추진했던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지난달 26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 의결정족수 미달로 유상증자 안건이 부결됐다. 

건전한 리츠 시장에서 유상증자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대출을 상환해 새로운 임대 수익과 배당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리츠 규모를 키워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다만 리츠 주가가 하락한 지금,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주주가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을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상증자로 주식 가치를 희석시켜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상장사가 유상증자를 하면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것처럼 리츠도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실제 주가가 하락하거나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유증을 적절한 시기에 한다면 금융 비용을 줄이고 배당을 늘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리츠 반등?…리파이낸싱 마무리한 리츠 주목

리츠를 둘러싼 상황이 어렵지만 하반기부터는 리츠 반등을 기대해볼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츠업계에서도 자산을 매각해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등 재무 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 

실제 시가총액 상위 10개 리츠는 지난 세 달 동안 소폭 상승했다. 삼성FN리츠를 제외하면 모두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리츠는 신한알파리츠(8.31%), 롯데리츠(330590)(7.43%), 이리츠코크렙(088260)(6.53%)이다. 이들은 배당금을 높이고 리파이낸싱(차환)을 마무리하면서 투자 매력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신한알파리츠가 자산 매각 차익으로 받게 될 특별 배당금을 주목하고 있다. 신한알파리츠는 용산 더프라임타워를 매각할 예정이다. 신한알파리츠는 해당 자산을 1651억원에 매입했는데 최근 감정평가액은 2288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신한알파리츠 특별배당 규모를 주당 723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롯데리츠의 경우 걸림돌로 꼽히던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한 만큼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의견이 나온다. 롯데리츠는 올해 12월 310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7월 1700억원 리파이낸싱을 마치면서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리츠를 매수해 연 5%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진입 시기는 지금”이라고 말했다. 

리츠는 배당 매력이 높은 만큼 당장의 주가흐름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월배당 형식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리츠 담당자는 “현재 상장된 리츠마다 배당 시점이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월배당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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