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HMM(011200)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연내 HMM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원매자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해운운임이 떨어져 실적 악화가 전망되는 등 매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M은 매각 관련 컨설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매각자문단을 꾸리고 지난 4월부터 매각자문사 선정해 기업실사와 잠재매수자 물색, 최적의 거래구조 설계 등 매각컨설팅을 논의하고 있다.

이처럼 HMM 대주주의 매각 의지가 확고해, 이르면 올해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HMM은 산업은행(20.69%)과 해양진흥공사(19.96%)가 총 40.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HMM 매각가를 7조~8조원으로 전망한다.

지난 20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HMM 지분매각과 관련해서는 매각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 중”이라며 “매각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시장 태핑 결과 HMM 인수에 관심이 있는 후보들이 없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유효 경쟁을 저희가 노력하면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구채를 포함한 잔여 지분 처리 방식을 모두 매각 과정에서 결정될 일이라 아직 확고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며 “거래 당사자와 협의 과정을 통해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 후보 자격에 대해 강 회장은 “삼면을 바다로 두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국적 선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금동원과 경영 능력이 있는 업체가 인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력 인수 후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점은 HMM 연내 매각에 부담요소다. HMM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는 ▲포스코홀딩스 ▲현대차그룹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이들 기업은 HMM 인수에 뜻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이에 더해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에 따라 운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국제해상운임의 대표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934.31로 전주 대비 4.6% 떨어졌다. 이로써 SCFI는 지난 9일 이후 2주째 손익분기점으로 통하는 1000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견조한 이익 체력은 M&A 시장 매물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소지만,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에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2분기 연결실적은 매출 2조1311억원, 영업이익 265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57.7%, 91%씩 감소한 실적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MM의 하반기 전망은 올해 1분기 대비 실적 개선 모멘텀이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벌크선 실적 호조는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컨테이너 운임 정상화 과정에서 실적 감익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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