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먹고, 라네즈 바르는 인도인들…한국 유통기업 진출 러시
['포스트 차이나' 인도가 뜬다] ②
롯데웰푸드·오리온, 제과시장 점유율 높여
아모레퍼시픽,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강화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K-푸드·뷰티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아시아와 북미를 넘어 인도 대륙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한국의 대표 간식 ‘초코파이’가 인도의 고속철도 간식 메뉴뿐만 아니라 제사상·돌잔칫상에도 올라가고 있다. K-뷰티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라네즈·설화수도 인도 여성들의 화장대에 한 자리를 차지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 대신에 떠오르는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한·중 갈등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도가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오르면서 포스트차이나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K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 유통업계는 현지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오리온 인도 시장 점유율 높여
롯데웰푸드는 ‘현지 밀착 마케팅’으로 인도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가능성을 보고 2004년 인도 최고의 제과업체인 패리스제과를 224억원에 인수했다. 패리스제과는 전국에 기존 캔디 제품 및 초코파이 등 건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롯데 초코파이’는 인도 초코파이 시장에서 약 90%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연간 약 40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인기의 비결은 ‘현지화’다. 초코파이에 들어가는 젤라틴을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 특성을 고려해 식물성으로 바꿨다. 매출액은 2021년 약 668억원, 2022년 약 92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9% 상승했다.
인도 시장 공략은 이후로도 꾸준히 진행됐다. 롯데웰푸드는 2017년엔 빙과 라인 강화를 위해 인도 아이스크림 업체 하브모어를 1650억원에 인수했다. 현지 빙과제품뿐만 아니라 ‘월드콘’, ‘설레임’을 선보이며 글로벌화에 나서고 있다. 올 1월에는 5년간 약 700억원을 투자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에 빙과 신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인도에서의 매출액도 상승하고 있다. 2021년 약 99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22년에는 약 154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약 55% 상승했다.
오리온은 인수합병 대신 설비부터 마련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1년 2월 인도 ‘라자스탄’(Rajasthan)주에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3월부터 초코파이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초코파이 딸기’ 생산을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쌀과자를 수입,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 주요 대도시 대형마트와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도 입점했다.
‘꼬북칩’을 앞세워 스낵시장에도 도전한다. 올해 4월 꼬북칩의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스낵 카테고리에 신규 진출했다. 향신료를 즐기는 인도의 식문화를 반영해 멕시칸 라임맛·사워크림&어니언맛·탱기토마토맛·마살라맛·스파이시 데빌맛 등 총 5종을 동시에 선보였다. 국내 제과업계 최초로 현지 생산을 통한 스낵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오리온은 꼬북칩 특유의 기존에 없던 독특한 모양, 바삭한 식감으로 K-스낵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아모레퍼시픽, 이커머스·MBS 중심 진출
뷰티업계도 인도를 ‘뷰티 대국’이라 보고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섰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인도 화장품 시장 규모는 148억 달러(약 18조원)로 전 세계 7위 규모다. 2025년에는 글로벌 5위 규모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은 2013년 인도법인 설립 이후 이니스프리(2013), 라네즈(2019), 에뛰드(2019), 설화수(2020)가 인도 시장에 진출시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커머스와 멀티 브랜드 숍(MBS) 중심으로 진출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커머스는 인도 최대 뷰티 이커머스 기업인 나이카(NYKAA)와 조기 파트너십을 통해 K-뷰티 시장을 알리고 있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인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K뷰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매년 5개가 넘는 어워드를 수상하며 가장 잉ㄴ지도 높은 K-뷰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라네즈는 ‘립 슬리핑 마스크’, ‘워터뱅크’ 라인 중심으로 3년 평균 77%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의 주요 이커머스 채널은 코로나 이후 매년 30%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나이카, 아마존(Amazon), 민트라(Myntra) 등의 주요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견고히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 인도 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로컬 멀티 브랜드 숍 채널에도 집중해 오프라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유통업계, 인도 중장기적 고성장에 주목
유통업계가 인도에 꽂힌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UN에 따르면 현재 인도는 14억2862명이 살고 있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다. 지난해 이미 중국을 추월했다. 또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23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6.3%로 5%대인 중국 경제성장률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층·중산층의 비중이 높아 K푸드·뷰티 소비 잠재력이 높은 것도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재 인도 인구의 주축을 이루는 것은 2030세대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67%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20년 간 청년층 비중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경제 부흥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우호적인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인도의 성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내 푸드·뷰티 산업은 소비재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서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산 제품이 인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제품이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있고, 또 새로운 제품을 수요에 맞게 개발하고 공급해 차별성을 가진다”면서 “인도 내에서 도시화가 진전되며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까지 현대적 유통망이 확보되고 생활 수준이 향상되는 등 다양한 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 제품의 성장세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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