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즉석에서 구워주던 폰데링 도넛...추억의 ‘미스터도넛’ [망했어요]
2007년 국내 상륙...둥근 반죽 여러개 모양 인기
웰빙 열풍·유통기한 지난 반죽 논란...국내 철수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매일 아침 모든 매장에서 기온과 습도에 맞게 밀가루 반죽을 해 직접 굽는 생산 방식을 고수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강남이건, 명동이건 할 것 없이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이면 어김 없이 눈에 띄는 도넛 매장. 최근 패스트 푸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함께 고칼로리의 도넛을 찾는 발길은 다소 줄었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도넛은 디저트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일본 도넛 시장의 선두 업체인 ‘미스터도넛’이다. 미스터도넛은 1955년 미국 보스턴에서 시작된 시작된 수제 도넛 브랜드다. 이후 1971년 일본 오사카 1호점을 개점한 뒤 필리핀, 태국, 대만, 중국에 이어 국내에도 본격 상륙했다. 2007년 국내에 진출한 미스터도넛은 즉석에서 도넛을 구워 제공하는 것은 물론, 대표 메뉴인 글레이즈드 ‘폰데링’을 앞세워 한 때 국내 100여개 매장이 문을 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폰데링은 미스터도넛의 기본 도넛이지만 뛰어난 맛으로 인해 출시 당시에만 125만여개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어 효자 메뉴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둥근 반죽을 여러 개 둥글게 붙인 모양이어서 손으로 떼어 먹기 편한 점이 인기요인으로 작용했다.
웰빙 열풍·유통기한 지난 반죽 논란...국내사업 철수
하지만 단 음식을 피하는 웰빙 바람이 불면서 도넛의 인기는 급감하기 시작했다. 도넛은 맛있지만 달고 기름지다는 인식 때문에 건강에 관심이 많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도넛 브랜드들은 앞다퉈 ‘트랜스지방 제로(0)’를 선언하며 녹차도넛이나 참깨도넛, 흑임자도넛, 단호박도넛 등 ‘웰빙 도넛’ 신상품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
미스터도넛 사업을 전개하던 GS리테일은 마케팅 실패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일면서 2013년 말부터 가맹 사업을 중단했다. 결국 2014년 7월 공식적으로 영업권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SDK2라는 새로운 신규법인이 2014년 7월 1일부터 미스터도넛의 모기업인 더스킨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며 기존 GS리테일의 7개 직영매장과 6개 가맹매장 등 총 13개 매장의 운영권을 인수했다.
SDK2라는 회사는 과거 대구 지역에서 5년 간의 매장운영 노하우와 지역에서 유일하게 제조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중견회사로, 일찌감치 GS리테일과 우선협상 대상자로 결정돼 인수협상을 벌여왔었다. 미스터도넛은 SDK2 품에도 오래 안기지 못했다. 2017년 본사에서 SDK2에게 도넛 폐기 기준을 본사가 정한 24시간보다 긴 32시간으로 늘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반죽을 쓴 점 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와 관련 소송이 벌어졌다. 법원도 본사의 손을 들어주어 SDK2에게 상표사용 금지 가처분을 내리며 국내에선 철수하게 됐다.
다만 일각에선 미스터도넛의 국내 재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에 이어 일본서에도 줄줄이 매장 문을 닫던 미스터도넛이 최근들어 성장세를 나타내면서다. 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줄을 서 상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오픈런’ 열풍이 불 정도다. 매출 호조에 힘입어 일본 전국에 신규 매장도 속속 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한다. 하지만 취향은 각 나라별로 확연히 다르며 이는 그 나라의 음식문화와 사람들의 경험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국내에서 체인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맛으로 승부를 본 만큼 앞으로도 마케팅과 운영방식에 있어 절대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만 국내 재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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