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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점령한 ‘갈아타기’ 수요, 핵심지 아파트만 올라

서울 강남3구·마용성 위주 상승세…지방투자자까지 몰려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주택시장이 침체하며 투자수요가 한풀 꺾인 가운데, ‘갈아타기’를 하려는 실수요 이동으로 일부 핵심입지 위주의 상승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3년 7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를 기록하며 보합을 이어갔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전주에 이어 상승을 지속했지만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한 지방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로 지난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한 반면, 같은 기간 지방 5대광역시는 -0.05%에서 -0.06%로 하락폭이 커졌다. 

이는 학군과 교통 등 각종 필수 인프라를 갖춘 서울 핵심지역 거주수요가 여전한 반면, 지방에선 투자수요가 급격히 빠지는 동시에 실수요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도 강남과 일명 ‘직주근접’에 유리한 일부 한강변 주거선호 지역에서만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주(0.04%)보다 소폭 낮아진 0.03%를 나타낸 것 역시 지역에 따라 상승과 하락 편차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강남 11개구 아파트 가격은 0.06% 상승했는데 이는 일명 '강남 3구 아파트'가 이끌었다. 강남구는 0.07%, 서초구는 0.12%, 송파구는 0.21% 오르며 11개구 평균보다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강남구에선 학군으로 유명한 대치동과 함께 인근 대치동 학원가 이용이 가능하면서 대단지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개포동 위주로 아파트 값이 올랐다. 서초구에선 반포와 잠원, 송파에서도 잠실, 문정동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다. 

강북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하며 소폭 떨어졌다. 아파트 가구 수가 많은 노원구에선 공릉동과 하계동 구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0.06% 떨어진 반면, 일명 ‘마용성’이라 불리는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는 각각 0.08%, 0.03%, 0.04%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이에 대해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 내 주요단지를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발생하며 상승세가 유지 중”이라면서도 “일부 지역은 급매물 소진 이후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하락, 보합세를 나타내는 등 혼조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핵심 지역에선 중대형 타입의 신고가 역시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잠실엘스아파트’ 전용면적 119㎡ 타입은 3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타입은 지난 4월 34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일어난 지 약 두달 만에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잠실엘스아파트는 송파구에서 가장 선호지역인 잠실동에서도 종합운동장 옆에 위치해 강남 업무지구, 학군 접근성이 높은 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30억원이 넘는 높은 시세에도 거래는 꾸준하다. 올해 3월 31억5000만원에 첫 거래가 일어난 뒤 4월 2건, 5월 1건 거래가 있었고 지난달에도 신고가 거래 외에 17층 매물이 32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권을 비롯한 핵심지는 갈아타기 수요가 꾸준해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지만 갈아타는 실수요자들이 매도하는 지역은 집값이 떨어지는 구조”라면서 “서울 실수요는 물론 지방 자산가들도 강남에 집을 사둬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 주택시장이 지속적으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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