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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이 필요해”…SK스퀘어, 자회사 실적부진‧가치부양 고민

[SK스퀘어의 회수 방정식]②
핵심 자회사 SK하이닉스에 좌지우지
11번가·티맵 등 적자…투자 결실 맺어야

SK스퀘어 주요 자회사 순익 추이.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SK스퀘어가 기업가치 부양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는 품고 있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실적과 가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소위 ‘황금알을 품은 거위’가 돼야만 SK스퀘어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핵심 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침체에 시가총액이 쪼그라든 데다, 자회사 기업공개(IPO)가 지난해 줄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해졌다.

순자산가치 75조원 청사진…갈 길 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는 20조6600억원이다. 이는 2022년 1분기 말 24조300억원보다 14% 가량 줄어든 수치다. NAV는 자산의 시장 가치에서 부채를 뺀 것으로 ‘이 회사를 청산한다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를 보여주는 지표다. 

SK스퀘어는 통신사업에 가려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비통신 ICT 자회사들을 육성함과 동시에 미래혁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2021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해 SK하이닉스·SK쉴더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SK스퀘어의 청사진은 2025년까지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순자산가치를 SK텔레콤 인적분할 당시 26조원의 세 배 수준인 7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목표 도달까지는 아직 역부족 상태다.

SK스퀘어는 올해 1분기 52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손익은 1조5735억원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SK스퀘어는 투자를 주된 영업활동으로 하는 투자전문회사인 만큼, 연결 실적에는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실적과 지분법 평가 손익이 반영된다.

특히 SK스퀘어는 최대 자금줄인 SK하이닉스의 실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가 2조58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SK스퀘어 또한 적자를 면치 못했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SK하이닉스 순익은 올해 8조1517억원의 적자를 낸 뒤, 내년에서야 4조1196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SK스퀘어가 11번가의 엑시트 전략을 기업공개(IPO)가 아닌 매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 연합뉴스]

11번가‧티맵 등 비상장 자회사 약진 과제

SK스퀘어가 추후 SK하이닉스 실적 반전에만 기대지 않으려면, 다른 비상장자회사들의 약진도 중요하다. 자회사의 부진은 SK스퀘어의 투자금 회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SK스퀘어 자회사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SK쉴더스와 원스토어 상장이 한 차례 불발됐고, 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도 역시 고전 중이다. 

우선 11번가는 올해 1분기 248억원 순손실로, 전년 동기와 마찬가지로 적자를 지속했다. 11번가는 재무적투자자(FI)에 올해 9월까지 IPO를 약속한 상태지만, 실적 침체와 얼어붙은 IPO 시황 탓에 사실상 상장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11번가는 이례적인 실적 발표에 나섰다. 11번가는 지난 6월 오픈마켓 사업분야 영업손익이 전년 동월 대비 70억원 이상 개선되며 흑자전환 했다. 11번가의 사업구조는 크게 ‘오픈마켓’과 ‘직매입’으로 나뉜다. 오픈마켓 사업은 11번가의 입점 판매자 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으로, 11번가 거래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1번가는 월별 실적을 공개하면서 시장을 향해 성장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다른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도 적자다. 올해 1분기 티맵 모빌리티는 16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188억원)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SK스퀘어는 티맵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의 투자금 2000억원을 유치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현재 SK스퀘어는 SK쉴더스 지분 약 30%를 EQT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상장 실패 뒤 매각을 택한 것이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 사례처럼, 다른 비상장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육성과 매각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주주환원 나서 기업가치 제고

SK스퀘어 주가는 자회사 적자 누적 등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 탓에 줄곧 하락세다. 2021년 분할 이후 현재까지 SK스퀘어 시가총액은 40%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에 SK스퀘어 측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정기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주주환원 규모는 기본적으로 경상배당수입의 30% 이상이며 포트폴리오 회사의 투자성과가 나오면 추가되는 구조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 지분매각 딜 클로징 이후에 약 2000억원 규모의 추가적인 주주환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회사의 투자 성과가 생길 때마다 주주와 회사의 결실을 나누겠다는 경영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는 당초 9월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고려했는데, 최근 SK쉴더스 지분매각이 당초보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 시기도 빨라질 것”이라며 “이는 타 지주사 대비 높은 NAV 대비 할인율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주가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재헌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연결 실적 영향이 있지만 양호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SK스퀘어의 투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주주환원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등 신규 투자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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