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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 정정’에 예비 상장사 희비…관건은 ‘효력 재기산’

파두·넥스틸 등 정정해도 공모일정 그대로
‘경미한 사항’은 효력 재기산 예외

최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가 늘어나면서 IPO(기업공개) 일정이 줄줄이 밀리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가 늘어나면서 IPO(기업공개) 일정이 밀리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금감원이 예비 상장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일정 순연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제출된 정정 신고서의 효력 재기산 여부가 사실상 핵심 사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제출된 38건의 증권신고서는 모두 한 번 이상 정정됐다. 2건은 금감원의 정정요구서 발부에 따른 것이고 36건은 자진 정정이었다. 38건 중 2회 정정은 14건이고, 3회 이상 정정된 건도 8건에 달했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38건 중 22건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등 주요 공모 일정이 줄줄이 밀렸다. 최소 7일에서 최대 125일로 평균 26일 가량 공모 일정이 미뤄졌다. 2회 정정된 14건은 평균 17일 지연됐고, 3회 이상 정정된 8건은 평균 44일이 밀렸다. 

코넥스 상장사 틸론(217880)은 금감원이 무려 3번의 정정을 요구하면서 코스닥 이전 상장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틸론은 지난 2월 9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심을 통과했는데, 6개월의 효력 유지 기간이 오는 8월 9일로 끝난다. 틸론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어서,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까지 10영업일이 소요된다.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과 수요예측, 일반청약, 납입 등을 거쳐 8월 9일까지 상장하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빠듯하다. 

지난달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프로테옴텍(303360) 역시 세 차례에 걸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공모 일정이 뒤로 밀렸다.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4월 4일 이후 같은달 17일, 5월 2일과 11일 각각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는데, 이로 인해 당초 4월 19일에 진행하려던 수요예측 일정이 5월 말로 지연됐다. 상장일 역시 6월 중순으로 밀렸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가 급증하면서 예비 상장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통상 기업이 상장 계획을 수립할 때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게 평가받기 위해 실적이나 동종 기업의 PER(주가수익비율), 증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상장 시기를 정하게 된다. ‘주관사 선정→기업 실사→거래소 상장예심→증권신고서 승인→수요예측·청약→상장’ 등 복잡한 상장 단계에서 어느 한 단계가 미뤄지면 계획 전체가 틀어지게 되는 셈이다. 

금감원 역시 이같은 고충을 고려해 증권신고서 심사로 인한 일정 변경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지난 6일 각 증권사 IPO 주관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일주일 내 집중 심사 ▲정정으로 효력이 재기산되더라도 일주일 내외 수준으로 최소화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실제 지난 6월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파두, 코츠테크놀로지, 넥스틸의 경우 이달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일정 변경 없이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사소한 문구수정 등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경미한 사항을 정정하기 위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당초의 효력발생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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