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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사람도 ‘실패’ 인정...‘왕년의 스타’ 제네시스 G70[백카(CAR)사전]

글로벌서 호평 받은 제네시스 G70
2019년 정점 찍고 판매 하락세 지속
상품성 개선에도 판매 실적 제자리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제네시스 G70. [사진 제네시스]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사실상 실패했다.” 현대자동차 내부에서 나온 제네시스 G70(지 세븐티)에 대한 평가다. 현대차의 자존심과 같은 제네시스. 이 브랜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형급 스포츠 세단 G70는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됐을까.

제네시스 G70는 2017년 9월 출시됐다. 2015년 11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을 선언하고, 세 번째로 나온 신차다. 브랜드 독립 후 첫 선을 보인 모델은 최상위 모델 EQ900(현 G90), 두 번째 모델은 2016년 7월 출시된 준중형 세단 G80(지 에이티)다.

한국의 첫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으로 불린 제네시스 G70는 출시 4개월 만에 4554대가 출고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후 2018년 1만4417대, 2019년 1만6975대가 팔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에서도 상품성을 인정 받은 제네시스 G70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출범 3년 만인 2018년 12월. 1949년 창간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전문지로 꼽히는 미국 모터트렌드가 ‘2019 올해의 차’로 제네시스 G70를 선정했다. 한국차가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린 것은 6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욱이 스포츠 세단의 최고봉이라고 평가받는 BMW 3시리즈 등 글로벌 우수 브랜드의 18개 차종과 경쟁해 얻은 타이틀이라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모터트렌드는 제네시스 G70를 두고 ‘스타가 탄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신생 브랜드가 중앙 무대로 파고들었다’고 전했다. 2015년 말 시작된 한국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전통의 강자들을 모두 제치며 한국 자동차의 경쟁력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제네시스 G70가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주행 성능과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있다.

모터트렌드 평가단은 “다루기 쉬운 야수와 같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보다 날카롭다.” “아우디 A4보다 훨씬 기민하다.”고 제네시스 G70의 주행 성능을 평가했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벤츠처럼 뛰어난 인테리어다.” “잘생겼다.” “강렬한 스타일과 정돈된 인테리어를 갖췄다.” 등의 평을 받았다.

당시 모터트렌드의 평가는 충격적이었고, 업계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자연스럽게 국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네시스 G70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2019년 국내에서만 1만6975대가 팔리며 ‘올해의 차’ 수상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렇게 꽃길만 걷게 될 것 같았던 제네시스 G70. 1년 뒤인 2020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해 국내에서 7910대가 팔리며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3.4% 감소한 수치다. 같은 해 10월 첫 번째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음에도 판매 실적이 역성장했다. 2021년 7429대, 2022년 6087대로 하락세는 계속됐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제네시스 G70의 상반기 국내 누적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한 2099대에 머물렀다. 지난 5월 두 번째 부분변경이라고 할 수 있는 상품성 개선 모델(슈팅 브레이크 포함)이 출시됐음에도 말이다. 지난 6월 제네시스 G70의 국내 판매 실적은 469대로 나타났다. 현대차 내부에서 벌써부터 ‘실패’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세단 시장의 약세를 제네시스 G70의 판매 부진 원인으로 꼽는다. 한국자동차산업모빌리티협회(KAMA)가 집계한 연도별(2019~2022년)  국내 세단 시장 규모는 2019년 82만2415대, 2020년 83만6964대, 2021년 70만1999대, 2022년 67만6748대 등이다. 2020년 소폭 성장세를 보인 뒤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2020년의 경우 대형급 세단만 성장세를 보였다는게 KAMA 측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단종이 결정된 기아 스팅어도 마찬가지인데, 현대차와 기아에서 만든 스포츠 세단은 성능 부분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기술 수준이 월등히 높다”며 “다만 스포츠 세단 자체의 국내 수요가 많지 않다. 큰 차와 SUV 중심의 선호도 증가, 상향 평준화된 차량의 성능 등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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