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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18년 금융지주사 꿈' 현실화되나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 준비 '착착'
어려워진 생보업황, 사업 다각화 필수
'지분 24%' 소유한 어피니티 동의는 과제

[사진 교보생명]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손해보험업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18년간 추진해온 금융지주사 꿈이 이번에야 말로 실현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005년부터 18년 숙원…지주사 전환 향한 ‘진심’

24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올해 2월 금융지주회사 설립 이사회 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주사 체재 준비에 나선 상태다. 지난 4월에는 대체자산운용사 파빌리온자산운용의 자회사 편입을 마치고 교보AIM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꿨다.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리려는 행보였다. 현재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 투자, MG손해보험 인수 등을 통해 손해보험업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추진 작업은 사실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2005년부터 무려 18년 동안 지주사 전환을 주요 과제로 정하고 관련 작업을 지속해왔다. 당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작업은 꽤 구체적이었다. 2005년 지주사 전환 방법에 따른 재무적 영향 추정 작업에 이어 2007년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지주사 전환 검토를 마쳤다.

2013년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은행 지분 30%를 인수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하지만 중국 보험사가 뛰어들면서 유효경쟁입찰 조건이 성립될 경우 우리은행이 외국자본으로 넘어갈 우려가 불거지며 실제 입찰로 이어지지 못했다. 2015년에는 KT, 우리은행 등과 인터넷은행 참여를 검토했지만 최종 성사 단계까지는 진행되지 못했다.

2018년과 2021년 두차례 추진한 기업공개(IPO) 작업도 결국 금융지주로 가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풀이된다. 당초 교보생명은 IPO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지만 어피니티컨소시엄 측의 반대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지주사 설립 추진을 선결 과제로 정했다. 

쪼그라드는 생보업계…교보생명엔 지주사 전환이 해법
[사진 교보생명]

현재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역풍에 역성장 흐름이 뚜렷하다. 실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생보사의 보유계약액은 2348조9003억원(일반계정 기준)으로 1년 새 29조6349억원 줄었다. 2018년부터 줄곧 감소세다.

교보생명 입장에서 금융지주사 추진은 생명보험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 중심 지배구조로는 각종 법규상의 제약으로 그룹의 장기성장전략 수립과 추진에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성공적인 금융지주 전환으로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전환(DT) 기반의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그룹의 장기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지분 24%를 보유 중인 어피니티컨소시엄 측의 동의가 필요하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으로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면 어피니티 입장에서는 보유 지분 가치가 상승해 투자금 회수에 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투자업계에서는 어피니티 측이 결국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겠냐고 전망한다.

다만 양측이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두고 지난 몇년간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이 투자금을 유치한지 3년째인 2015년 9월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했다. 하지만 양측은 풋옵션 옵션가격을 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어피니티컨소시험 측의 합의가 필수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불협화음을 만들지 않고 어피니티컨소시엄 측과 최대한 의견을 조율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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