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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감산에도 수익성 지표 일제히 악화 [이코노 리포트]

DS부문, 상반기 영업손실 9조원 육박
천문학적 손실에 EBITDA 등 지표 악화
단가 하락세 여전…반등 기미 안 보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던 기존 입장을 뒤집고 생산량 조절에 나섰지만 수익성 지표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상반기에만 9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손실이 발생한데다 업황마저 더디게 회복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손실은 8조9400억원이다. 전년 동기 18조431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으로 단가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단가가 지나치게 낮게 형성되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감산에 나선 상태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6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전월보다 2.86% 하락한 1.36달러를 기록했다. 고정거래가격은 분기별로 체결되는 기업간 계약 가격이다. 낸드 가격은 3월과 4월에 각각 5.12%, 2.93% 하락했으며 5월과 6월에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극적인 반등 어려울 듯

이처럼 삼성전자의 핵심인 반도체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전체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영업이익을 비롯한 수익성 지표가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며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스마트폰과 완제품 사업이 선방하며 전자 적자를 면하긴 했지만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도 못 미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조1000억원 대비 95.2% 급감했다. 법인세차감전이익도 14조4600억원에서 1조7100억원으로 88.2% 줄었다. 이는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올해 1분기(1조8300억원)와 비교해도 6.6% 줄어든 수치다. 법인세차감전이익은 법인세를 차감하지 않은 순이익을 뜻한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매출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올해 2분기 1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30% 대비 14%p 하락한 것이다. 에비타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창출 능력이 지난해 보다 크게 떨어진 셈이다.

이처럼 수익성 지표가 악화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투자 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EV/EVITDA(기업의 시장가치를 에비타)로 나눈 값)이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EV/EVITDA는 6.52배로 전년(4.62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분기 예상치(6.04배)보다도 높은 수치다. EV/EVITDA는 기업가치가 순수한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의 몇 배인가를 알려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EV/EVITDA가 2배일 경우 그 기업을 시장 가격(EV)으로 매수했을 때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EBITDA)를 2년간 합하면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삼성전자의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약 6.5년이 걸리는 셈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연합뉴스]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업황이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바닥론이 나오고 있지만 극적인 반등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트렌드포스도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은 만큼 제조사들이 가격 협상을 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관측은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완제품 사업에서 비교적 선방을 거두고 있지만 핵심은 반도체 사업”이라며 “아직 쌓인 재고가 많고 이 중 상당수가 DDR4 등 구형 제품인 점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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