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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증권사 상반기 성적표…관건은 ‘대손비용’

호실적 KB증권·선방한 신한투자
하나증권, 충당금 증가에 ‘먹구름’
해외부동산 투자 우려…불확실 여전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증권사들이 줄줄이 상반기 실적 발표에 나섰다. 증권업계는 1분기에는 증시 반등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2분기에는 차액결제거래(CFD) 평가 손실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증대가 우려 요소였다. 이에 증권사 상반기 실적은 충당금 규모에 따라 제각각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KB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9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1% 증가했다. 2분기 순이익은 10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16억원 감소했지만, 증시 반등 효과를 본 1분기 손익 1406억원이 더해지면서 반기 기준으로는 호실적을 냈다.

특히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충당금 규모다. 충당금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돼 충당금이 늘어나면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된다. 올해 증권사들은 CFD발 하한가 사태는 물론,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대비해 수백 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았다.

KB증권의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11억원이다. 전년 동기 455억원보다는 규모가 줄어 들었다. 충당금 방어에 성공하면서 실적 타격이 덜했다. 또한 KB증권의 상반기 호실적은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함에 따라 수탁수수료가 확대되고, WM금융상품 판매 증가, 트레이딩 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하나증권은 27일 실적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3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1% 대폭 줄어든 수치다. 2분기 순익은 4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하나증권은 올해 상반기 늘어난 충당금에 실적 타격을 입었다. 올해 상반기 충당금은 105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충당금 전입액이 3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하나증권 관계자는 “CFD 관련 충당금, IB 투자자산에 대한 손상 차손 인식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중 적자를 기록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 일회성 요인은 CFD 충당금으로 500억원, IB 관련 평가손도 400억원대, 펀드 보상금 관련 충당금으로 530억원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대손상각비는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5.8% 증가했다. CFD 관련 대손비용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손비용 증가는 순익 하락의 요인이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무탈한 실적을 냈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2021~2022년 라임 펀드 등 사적화해 관련 비용지출 규모가 크다 보니, 순익 규모가 작았는데 지금은 사적화해가 마무리 된 단계”라면서 “올해는 추가적인 비용 발생이 현저히 줄고, 상당 부분 해소가 되고 있기 때문에 손익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증권사 실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의 여파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대체 투자자산을 늘린 만큼 펀드 만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최근 들어 미래에셋 계열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의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 펀드 자산의 약 90%가 상각 처리되면서 부실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말 기준 증권사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13조2000억원에 달한다. 2016년부터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이 급증했고, 2010년 2조8000억원에 그쳤던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 설정액은 2017년 30조원, 2022년에는 73조원으로 뛰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펀드 설정기간이 5년이상인 점을 본다면, 2023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이 증가한다는 것”이라며 “펀드 특성상 환매가 불가피해 자산가격이 현재 불리해도 청산이 이뤄지면서 가격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부터 금융업권 전체적으로 자산 손실에 대한 재무제표 반영이 시작되면서 급속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8일에는 하이투자증권이 올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내달 중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 등의 실적발표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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