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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활용법 찾았다’ 나인투식스 뱅크 확대하는 KB국민은행[이코노 인터뷰]

남원철 KB국민은행 영업전략부 수석차장 인터뷰
‘나인투식스 뱅크’ 고객 만족도 높아 82개로 확대
“자녀 돌봄 필요한 직원, 오전 11시 출근으로 만족도 높아져”

남원철 KB국민은행 영업전략부 수석차장이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비대면 거래 확산에 고객들의 디지털뱅킹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의 지점운영 고민이 깊어진다. 수익성을 감안하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지점을 줄여야 하지만 금융당국이 고령층 등 일부 금융소비자 피해를 고려해 ‘지점 축소’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지점을 쉽게 없애지 못하면서 아예 운영 방식을 바꿔보는 시도가 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내놓은 ‘나인투식스 뱅크(9To6 Bank)’도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탄생한 점포다. 나인투식스 뱅크는 기존보다 영업 시간을 2시간 더 늘려 저녁 6시까지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2017년부터 20개 지점의 영업시간을 저녁 7시까지 늘린 바 있다. 다만 영업시간 연장이 무조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길은 아니었다. 영업시간을 연장했지만 고객 방문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지 않았고 오히려 근무시간 연장으로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만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남원철 KB국민은행 영업전략부 수석차장을 만나 나인투식스 뱅크 운영 방식과 지점 전략에 대해 물었다. 

KB국민은행 나인투식스 뱅크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20개 지점에서 저녁 7시까지 영업시간을 늘린 결과, 고객 방문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가 ‘오후 4~6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영업시간을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나인투식스 뱅크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올해 KB국민은행이 고객 설문에 나선 결과, 이 지점의 지속적인 운영 필요성과 관련해 고객 긍정 비율은 9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8월부터는 나인투식스 뱅크를 10개 더 늘려 82개로 확대했다. 

Q. 나인투식스 뱅크를 계속 늘리는 이유가 있다면?


A.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호응해 줬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은행들은 3시 30분에 문을 닫았지만 당시 나인투식스 뱅크는 5시 30분까지 영업시간을 늘려 주변 상인이나 직장인, 일반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이런 의견을 바탕으로 8월 1일부터는 해당 지점을 10개 더 늘렸다. 

Q. 나인투식스 뱅크를 만들게 된 계기는?

나인투식스 뱅크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저녁 7시까지 영업하는 ‘나인투세븐(9To7) 뱅크’가 있었다. 2017년 20개 지점를 운영해 본 결과, 영업시간을 늘렸는데도 고객이 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시간을 늘린다고 무조건 고객이 증가하지는 않았던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 퇴근 후 지점을 찾는 일 자체가 업무 연장으로 여겨진다는 점을 알게됐다. 이런 점을 확인하는 과정 속에 나인투식스 뱅크가 탄생했다.  

Q. 현재 고객들은 어떤 점에서 만족을 하나?

고객 중에는 단순 금융서비스뿐만 아니라 자산 상담 목적을 이유로 지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나인투식스 뱅크는 기존보다 영업시간이 길다보니 고객들이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4시까지 기다리다가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고객 비중도 많이 줄었다.  

Q. 직원들 반응도 궁금하다. 

모든 직원들이 6시까지 근무를 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지점 직원이 7명이라고 한다면, 3명 또는 4명이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4시까지 고객들을 만나고, 이후 6시까지 마감 시간을 가진다. 나머지 직원들은 오전 11시에 출근해 저녁 6시까지 근무를 하고 이후 마감 업무를 한다. 2교대 형식으로 보면 된다. 결국 지점에서 가장 바쁜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4시까지는 직원 7명이 모두 일을 하는 구조다. 

Q. 직원들이 쉽게 시간대를 바꿔 일할 수 있나?

A. 자유롭게 매번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공모 형식으로 오전과 오후를 나눠 운영하기 때문이다. 직원들 중 아침에 육아 시간이 필요하거나,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면 11시 출근을 신청한다. 이 경우 오전에 자녀와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출근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오전에 운동을 하거나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남원철 KB국민은행 영업전략부 수석차장이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Q. 모든 지점을 나인투식스로 만드는 건가?

A. 그렇지 않다. 지점 주변의 유동 인구와 고객 접근성, 고객층 등을 분석해야 한다. 해당 지점에도 나인투식스 뱅크로 바꿀 지 의견을 묻는다. 그 지점에서 연장 영업이 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면 본부에 신청을 하고, 다시 검토 과정을 거쳐 나인투식스 뱅크로 운영하게 된다. 

Q. 나인투식스 뱅크와 비슷한 해외 사례가 있는지?

A. 해외에 나가서 지점들의 운영 방식을 살펴봤는데, 미국의 제이피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의 지점이 평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사례를 보고 오후에 영업 시간을 좀 더 확대해 보자는 의견이 나와 나인투식스 뱅크를 시작하게 됐다. 

Q. 은행 지점이 감소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의 향후 지점 운영 전략은?

A.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점 운영 방식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나인투식스 뱅크만 아니라 공동 지점 운영, 화상 상담 업무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나인투식스 뱅크 확대 및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고 향후에 다른 전략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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