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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온 스타트업 투자시장, 활로로 떠오른 M&A

스타트업 투자 지난해 대비 70% 줄어
구조조정·사업 매각·자본잠식 등 위기
‘스타트업 M&A 활성화’ 정부 지원 요구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기를 맞이한 벤처 투자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광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 가까이 줄어들면서 혹한기를 넘어 빙하기에 도달했다. 투자를 받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에게 인수합병(M&A)이 전략적인 활로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재도약을 위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란 해석이 나온다.

2일 스타트업 생태계 민간 지원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투자건수는 5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투자건수(998건)보다 41% 가량 줄었다. 투자 금액 역시 지난해 상반기 7조3199억원과 비교하면 68.3% 감소한 2조322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기를 맞이한 벤처 투자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를 유치하기가 힘들어지자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감축에 나서거나 파산 등 사업 매각에 돌입하는 스타트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프롭테크 기업 직방은 전체 직원의 10%를 권고사직을 통해 정리하기로 했으며 타다의 운영사 VCNC도 지난달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했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도 최근 파산 선고를 받았다.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고사 위기에 놓인 스타트업이 늘어나자 M&A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해당 보고서에서 “M&A는 한 번도 투자를 받지 못한 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도전해 볼 수 있는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안이라 자원의 선순환 측면에서 활력소가 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으로부터 IPO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길고 M&A의 비율도 낮아 엑시트가 어려운 편으로 알려져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국내기업의 첨단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 지원 방안’ 보고서를 공개하고 국내 벤처 스타트업의 M&A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들은 해외 M&A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M&A를 추진하는 동안 해외 인수기업 발굴, 법률 및 회계 자문 등에 대해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위축된 투자환경에서 민간자금만으로 M&A시장을 회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기업구조혁신펀드, M&A벤처펀드의 규모를 늘리는 등 정책금융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방안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2019년부터 M&A 거래정보망을 운영하며 단순 매도매수 기업정보 안내 뿐 아니라 전문 자문기관과 연계해 상담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부터는 ‘M&A활성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업실사(기업가치평가)에 필요한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제정’으로 인해 스타트업의 M&A가 어려워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일부 법안에서 시장 지배적 플랫폼 중개사업자에 해당할 경우 인수합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M&A 심사를 일반심사로 전환해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예고하면서 스타트업의 M&A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타트업 M&A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투자를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초기에도 유동성을 확보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는 측면도 있다”며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기한 내에 수익성을 내야 하는데 현재로선 부담을 느끼는 곳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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