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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올랐다고 파는 대주주..개미들만 당했나

[배신당한 개미]⓵
김익래 전 키움증권 회장 등 대주주들 SG발 폭락사태 연루 의혹 조사
라덕연 일당 시세조종 대상 8종목 당시 폭락한 주가 회복 ‘아직’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검찰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폭락’ 수사와 관련해 본격적으로 대주주들의 폭락 사태 연루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폭락한 종목들이 아직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타나면서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의 피해는 더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덕연 주가조작 일당 수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검찰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폭락 사태에 연루됐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김익래 전 회장의 친형도 주가 폭락 전 주식 150억원어치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도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증권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친형 김모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다우데이타 주식 15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김 전 회장의 형인 김 씨가 매도한 가격은 주당 3만~5만원대로 전해진다. 

당시 김 씨의 거래내역은 공시되지 않았다. 김 씨가 대표로 있던 회사들이 지난 2019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친족 독립경영이 인정돼 다우키움 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서 다우데이타 주식을 보유한 김 씨도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차액결제거래(CFD) 업무 처리 적정성 등을 중점 검사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기며 키움증권 임원의 특수관계인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에 김 전 회장의 친형으로 확인됐다. 

다우테이타는 키움증권을 거느린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다. SG증권발 폭락 사태 당시 하한가에 진입한 8개 종목(대성홀딩스·선광·서울가스·삼천리·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세방) 중 다우데이타도 포함됐다. 이들 종목에 대한 대규모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덕연 호안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김 전 회장 등의 폭락사태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라씨 일당은 2019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등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워 약 7305억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시세조종 정황을 미리 알고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또 김 전 회장이 형에게 폭락 위험 등을 미리 말해준 것 아닌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말 주가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605억원), 지분 3.65%를 매도했다. 김 전 회장의 매도 가격은 주당 4만3245원이다. 이후 다우데이타 주가는 연일 폭락해 26일에는 장중 최저 1만5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세조종 알았을까…불법 승계 의혹도 조사 

이후 SG증권에서 CFD 반대매매가 발생한 것이 폭락의 원인이 됐다는 게 라 대표의 주장이었다. 상속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주가를 낮추려 공매도를 했다는 것이다. CFD란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며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현행 제도상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며 주식 없이도 매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주식 매각은 라덕연 일당과 무관한 일이라면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국민 사과했다. 김 전 회장은 SG증권발 주가 폭락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그룹 회장 및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다. 또한 주식매각대금인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재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김 회장 부자의 불법 승계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본부(단성한 부장검사)는 지난달 28일 키움증권 본사와 김 전 회장 자택, 김 전 회장 아들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전략경영실을 동원해 주가를 관리하고, 이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승계 후보자인 김동준 대표는 사실상 개인회사인 이머니를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31.56%를 확보했다. 하지만 김익래 전 회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 23.01%에 대한 승계 지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주주들의 폭락 사태 연루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속이 타는 것은 개미들이다. 라덕연 일당이 시세조종 대상으로 삼았던 8종목이 당시 폭락한 주가를 회복하지 못해서다. 폭락 직전인 4월 21일과 이달 7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주가가 평균적으로 70%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종목별로 보면 대성홀딩스 -88%, 선광 -87%, 서울가스 -85%, 삼천리 -77%, 세방 -72%, 다우데이타 -67%, 하림지주 -54%, 다올투자증권 -30% 등 하락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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