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앞둔 교보생명, 교보증권 자금수혈 중요한 이유는
최대주주 교보생명 강력 지원 의지…2500억원 자금 수혈
비생명보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교보증권 역할↑
신성장동력 강화…향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조기 추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교보증권(030610)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의 조기 추진 등을 목표로 한다. 특히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에 한창인 교보생명은 비(非)생명보험 포트폴리오 강화가 과제인 만큼 이번 자금수혈로 교보증권이 중요한 역할을 해낼지도 관심사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교보증권이 추진하는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참여한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30일, 상장 예정일은 9월 20일이다. 교보증권은 이번 증자로 자기자본이 올해 2분기 말 기준 1조6179억원에서 1조8679억원으로 약 15.5% 증가한다. 또한 자본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순자본비율(신NCR) 역시 같은 기간 717.1%에서 902.4%로 개선된다.
교보증권은 이번 증자 목적으로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조기에 획득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곳을 말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면 기업 및 헤지펀드에 대한 직접 대출(신용공여)과 증권 대차거래, 자문, 리서치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사업 등이 가능하다.
이번 유상증자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의 조기 추진 목표를 세웠지만 이는 향후 차차 진행될 사안이다. 교보증권은 향후 직·간접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한 2024년 이후 종합금융투자사 인가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익 창출력을 극대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자기자본 4조 원을 기반으로 하는 초대형IB 도전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교보증권 측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당장은 수익성 높은 기업금융(IB)과 자산운용(S&T)사업, 그리고 신성장 동력을 높이기 위한 벤처캐피탈(VC),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디지털 강화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영업경쟁력 강화로 순이익 창출 극대화 등이 기대된다. 특히 이번 자금 수혈에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적극 지원에 나선 것에 의의가 크다는 해석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최근 교보생명하고 같이 하는 사업들도 많이 있다 보니까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들의 수익을 극대화 시키고, VC라든지 토큰증권, 디지털 신사업 등 모든 것들을 조금 더 잘하기 위해서 교보생명에서 힘을 실어준거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신성장 핵심 축 교보증권
교보생명은 내년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회사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본 투입과 함께 손해보험사 인수합병(M&A)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비생명보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교보증권 역할 강화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4월 대체투자운용사 교보AIM자산운용(옛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 교보증권과의 시너지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후 추가 투자나 인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 등과 지분투자를 포함한 협업을 논의했지만 녹록지 않은데다 MG손해보험 인수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금융복합기업감독법에 근거해 실시하는 정기검사의 올해 첫 타자로 교보그룹을 선정되기도 했다. 금감원이 올해 첫 검사 대상으로 교보그룹을 선정한 건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적정성을 살펴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교보생명이 미래의 교보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단순화된 사업구조를 확장해야 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교보생명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교보증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보증권 현재 신산업 동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교보증권 VC사업부는 첫 번째 펀드인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를 결성했다. 총 2000억원 규모로 모회사 교보생명이 1750억원을 출자하고 교보증권은 GP(위탁운용사) 자격으로 250억원을 출자했다.
또 ‘교보테크밸류업투자조합1호’는 ▲로보틱스·하드웨어 ▲ICT(정보통신기술) ▲플랫폼 ▲바이오·헬스케어 ▲모빌리티·유통 등 미래 성장성이 보이는 스타트업이면 영역에 상관없이 투자하고 있다. 이는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의 핵심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교보증권 VC사업부가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양손잡이 경영이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존 생명보험업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경영전략이다.
또한 교보증권은 지난 7월 디지털비즈니스 확대와 효율적인 점포 관리에 방점을 찍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의 경영관리실 명칭을 변화혁신지원실로 바꾸고 산하에 변화혁신PMO파트와 경영관리파트를 별도 신설했다. 아울러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는 DT전략부를 만들어 미래 성장동력인 토큰증권발행(STO)·마이데이터·디지털 플랫폼 등을 전담하도록 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 자본을 늘려서 저희가 사업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하고 그만큼 수익을 많이 발생시키면 그런 부분들이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 교보증권의 역할이나 비중이 커지는 데 충분히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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