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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대출금리 1~2% 시대, 다시 오기 어렵다"

가계대출 증가 원인에 "집값 바닥 인식 깔려있다" 주장
“10년 전 금리로 돌아가기 어렵다...투자 조심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가계대출 확대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집값 바닥’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한은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가 하락해도 대출금리가 10여년 전인 1~2% 수준으로 하락하기는 앞으로도 어렵다며 신중한 부동산 투자를 당부했다. 

24일 이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상당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와 관련해 “지난 두 달 동안 한은에서 예상한 것보다 (가계대출이) 더 증가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10월 이후 채권시장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해 금융시장 불안이 커져 미시적으로 당국 등에서 규제 완화 정책을 펼쳐왔는데 그 결과 기대하지 않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3년 2/4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만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10조1000억원 증가한 1748조9000원을 기록했다. 이 중 주담대는 14조1000억원 확대된 1031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 연합뉴스]
이 총재는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한 것과 관련해 시장에서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조만간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이에 따라 대출 금리가 떨어져 집값이 반등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 총재는 “지금 부동산 관계 대출이 늘어난 것은 많은 사람이 금리가 안정돼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예측이 많아지고 ‘집값이 바닥이니 대출받자’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금리가 굉장히 낮았고, 젊은 세대들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낮은 금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며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자율이 앞으로 낮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지난 10년처럼 (대출 금리가) 연 1~2%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당분간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이유는 첫 번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잭슨홀 미팅이나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정책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5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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