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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대신 살게 없잖아”...각종 품질 논란에도 끄떡없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 8만대 이상 팔려
대체 가능 모델 딱히 없다는 점 가장 커

지난해 11월 국내 공식 출시된 신형 그랜저.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출시 초기 각종 품질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지만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시판된 준대형 세단 중 그랜저를 대체할 수 있는 모델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보여진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올해 1~8월 누적 기준 내수 시장에서 8만321대(구형 15대 포함)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4만5055대) 대비 78.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신형 그랜저(7세대)는 올들어 8월까지 월평균 1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현대차 측이 밝힌 연간 판매 목표 대수인 11만9000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남은 4개월간 매월 9700여대씩 총 3만8679대를 판매하면 된다.

당분간 공급 물량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9월 납기표에 따르면 그랜저의 출고 대기 기간은 1개월(하이브리드)에서 3개월(가솔린, LPi) 수준이다. 현대차 영업점의 한 관계자는 “이달 기준으로 하이브리드는 빠르면 3주 정도, 가솔린은 1.5개월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랜저의 이 같은 흥행은 출시 초기 각종 품질 논란을 딛고 일어선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온라인 동호회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시동 꺼짐 등 각종 품질 결함이 발견되고 있다는 민원성 글이 쏟아져 나왔다.

신형 그랜저의 초기 품질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신형 그랜저 관련 무상수리 계획을 16차례나 통보했다. 여기에 리콜도 두 차례 있었다.

출시 초반 악재가 겹쳤음에도 그랜저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뚜렷한 경쟁 모델의 부재, 하이브리드 시장 성장세 등이 있다.

국내 시판된 준대형급 세단 중 이렇다 할 경쟁 모델이 없다.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 K8이 비교 대상에 오르내리지만 모델 노후화(2021년 출시)로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이다. 이 모델의 올해 1~8월 누적 판매 대수는 3만1125대로, 같은 기간 8만대를 넘어선 그랜저와 격차가 크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토요타 크라운 등이 경쟁 모델로 꼽힌다. 다만 시작 판매 가격이 5000만원 후반에서 7000만원 초반으로 형성돼 그랜저와 가격 격차가 상당하다. 그랜저의 시작 판매 가격은 3000만원 후반이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최근 그랜저 흥행의 원인 중 하나로 보여진다. 한국자동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신규 등록 대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17만6699대로 전년 동기(12만9509대) 대비 36.4% 증가했다. 올해(1~8월) 그랜저 판매 실적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한 비중은 54.2%에 달한다.

모든 연령대에서 그랜저를 선호한다는 점도 흥행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 현대차에 따르면 40대와 50대의 최근 한 달 간 최다 구매 모델은 그랜저(하이브리드)였다. 그랜저는 국산차 중 고가에 속하는 편이지만 젊은 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20~30대 최다 구매 모델 1위는 더 뉴 아반떼, 2위는 그랜저(하이브리드)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BMW, 벤츠 등이 할인 폭을 늘리면서 가격대가 비슷한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지만, 동급에서 그랜저와 가격 및 옵션 등으로 봤을 때 경쟁할 차가 사실 없다”면서 “대체할 차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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