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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추석 선물 팝니다”…추석 맞아 ‘당근 거래’ 불티

"추석선물 스팸 되팝니다" 중고거래 뜨자 싹쓸이
1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가격대 다수 형성
대통령실 특산물도 매물로...명절선물 중고거래 활발

당근마켓에 올라온 ‘추석 선물 세트’ 판매글.  [사진 당근마켓 캡처]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선물로 들어온 스팸 추석 선물 세트 판매합니다. 포장도 안 뜯은 새 상품인데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가져가세요.”

추석을 맞아 중고거래 플랫폼에 선물로 받은 다양한 추석 관련 물건이 올라오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선물세트 되팔기로 일명 ‘짠테크’(짠돌이+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6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서울 강서구 마곡동을 거래 지역으로 설정한 뒤 ‘추석 선물’을 검색한 결과 약 1000여개에 달하는 판매글이 올라와 있었다.

대표적 명절 선물인 햄세트부터 통조림 등 식품류은는 물론 바디워시, 샴푸 같은 생활용품까지 품목은 다양했다. 대부분 가격대는 1만원~3만원대 내외로 판매되고 있었다. 한우나 홍삼 등 상대적으로 고가의 선물을 판다는 글도 더러 눈에 띄었다. 

인터넷에서 5만원대에 판매 중인 스팸 세트는 1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온라인 이커머스에서 10만원대에 판매되는 홍삼 세트는 4~5만원대에 올라와있다.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물건은 대부분 2~3일 내에 거래가 완료됐다. 선물 세트 중고거래를 해본 이들은 “구매자는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선물세트를 살 수 있고, 판매자는 필요없는 물건을 현금화해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각계 인사 1만3000여명에게 전달한 추석 선물. 각 지역 특산물로 구성됐다. [사진 대통령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부부 명의로 선물한 추석 선물도 중고 거래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1일 당근마켓에 ‘대통령의 추석 선물을 팔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금액은 30만원으로 설정했으며, 거래희망장소는 서울 여의도의 지하철 국회의사당역이었다. 그는 ‘아직 안 와서 품목은 미정이다’, ‘지금 구매하면 집으로 택배 가능하다’, ‘수령지를 변경해서 보내드리겠다’라고 부연 설명을 적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세금으로 마련된 대통령 추석 선물을 여당 사무처 당직자라는 특권으로 받아놓고, 이를 되팔아 사익을 추구하는 건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대통령은 추석·설 명절에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인사들에게 선물을 보낸다. 윤 대통령의 올해 설 선물세트는 당근마켓·번개장터 등 플랫폼에서 15만∼20만 원대에 거래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명절 선물비는 대통령 업무추진비에서 집행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의 추석 선물 세트들. [사진 당근마켓 캡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추석 선물 세트 판매가 최근 들어 더 성행하는 이유는 최근 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4% 올랐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부터 둔화하다가 7월에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게 됐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은 1년 전보다 5.4% 올라 전체 물가를 0.26%포인트(p) 끌어올렸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올해 3월(4.4%) 이후 최대 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필요 없는 물건은 팔고,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사는 문화가 형성됐다”며 “매해 추석, 설 등 명절 때마다 선물 세트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는 추세인데 판매자·구매자 모두 고물가 시대에 이득을 보는 선순환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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