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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들 ‘주가 부양’ 나섰다…외국인은 KB·신한 선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첫 자사주 매입
윤종규 KB금융 회장, 4대 금융 회장 중 가장 많은 자사주 보유
外人, KB·신한 위주로 은행주 투자 나서

4대 금융지주 로고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고 주가 부양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중에도 주가는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임종룡 회장, 1.2억원어치 자사주 매입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은 지난 6일 우리금융 보통주 1만주를 매입했다. 올 3월 취임 후 첫 자사주 매입이다. 주식 규모는 1억1880만원가량이다. 

우리금융은 “주가가 답보 상태에 머무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 경영과 적극적인 주가 부양 의지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자 전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만 아니라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매입도 계속되고 있다. 진옥동 신한지주(055550) 회장은 올해 회장 취임 후 지난 6월 자사주 5000주를 사들인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규모를 보면 ▲윤종규 KB금융(105560) 회장 2만1000주(평가금액 11억3820만원(7일 종가 기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1만8937주(6억7605만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 1만132주(4억629만원) ▲임종룡 우리금융 1만주(1억1980만원) 등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CEO의 자사주 매수를 책임 경영과 함께 주가 부양 의지를 주주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국내 은행주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매수는 실적 개선 의지보다 주주의 투자를 독려하려는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들이 발표한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4대 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총 9조18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354억원) 증가했다. 4대 금융의 순이익이 반기 만에 9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지주별로 ▲KB금융 2조9967억원 ▲신한금융 2조6262억원 ▲하나금융 2조209억원 ▲우리금융 1조5390억원 등을 기록했다. 실적과 함께 금융지주마다 연 8~9%에 달하는 배당 수익률을 매년 보장하고 있어 장기 투자처로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호실적과 높은 배당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제자리 수준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에 머물렀고, 우리금융은 0.29배 수준이다. 코스피 시장 평균 PBR(1.0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3.67배, 3.56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2.94배, 2.83배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PBR은 기업의 재무상태면에서, PER은 기업의 수익성면에서 주가를 평가한다. 이 지표들이 낮을수록 재무와 수익과 관련해 주가가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외국인, KB·신한을 최우선 매수 中

4대 금융지주 회장의 자사주 매입과 역대 최대 실적, 고배당 기대감이 높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선택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7일부터 9월 7일까지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KB금융을 506억원 순매수했고, 신한지주는 167억원 사들였다. 반면 하나금융은 547억원 순매도했고, 우리금융은 190억원 팔았다. 

지난 3개월로 봐도 외국인은 KB금융(1601억원 순매수)과 신한금융(685억원 순매수)은 사들인 반면 하나금융(1392억원 순매도)과 우리금융(798순매도)은 파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에서의 KDB생명보험 인수 가능성 이슈와 우리금융에서의 상반기 순이익 감소 등을 이유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마다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판단도 다를 수 있다”며 “다만 CEO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실적 개선, 배당 확대는 모두 같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은행주 관심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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