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온 30분 방치 금물…국내 최초 무방부제 냉장 화장품 ‘프로스틴’ [망했어요]
‘쿨링 화장품’ 시초...국내 최초 ‘냉장 화장품’ 프로스틴
100% 무방부제...사용 기한 개봉 후 6주, 개봉 전 6개월
출시 5년 만인 2017년 단종...짧은 유통기한·과도한 투자비용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낮 기온이 30도 안팎을 오르내리며 늦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뷰티업계가 ‘시원함’을 콘셉트로 한 제품을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피부 표면의 체감 온도를 낮춰줌으로써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쿨링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다.
쿨링 화장품은 바르는 순간 얼굴이 시원해져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지치고 생기 없는 피부에 활력을 주기 때문에 아무리 더워도 화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일명 ‘화장족 여성’들에게 여름 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센스, 스프레이, 아이섀도우 및 립글로스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현재 대중화 된 ‘쿨링 화장품’의 시초 ‘냉장 화장품’이 있었다. 바로 LG생활건강이 2012년 출시한 ‘프로스틴’이다. 일반적인 쿨링 화장품은 알코올 성분을 첨가해 알코올이 피부에서 증발할 때 피부의 열을 빼앗아 시원한 효과를 부여하거나 멘톨, 멘톨 유도체 및 자일리톨 등과 같은 성분을 쿨링 에이젼트로 사용해 피부의 온도를 낮춰 시원한 느낌을 준다.
유해성분 0%...쿨링 효과 극대화 '아이스메틱' 공법 적용
냉장 화장품인 프로스틴은 쿨링 효과에 더해 아이스메틱 공법을 적용해 차별화를 뒀다. 아이스메틱 공법은 저온(3~7℃)에서만 활성화되는 고효능 성분을 피부에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열과 산소에 분해되어 기존에 사용하지 못했던 항산화 성분들의 효능이 보존된다. 여기에 피부 온도가 내려갔다가 정상 체온으로 되돌아 오면서 유효 성분의 흡수력이 더욱 높아지는 장점을 활용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프로스틴은 피부가 추위를 감지하면 피부 스스로 보습력을 향상시키는 매커니즘, 즉 저온요법을 활용시켜 효과를 증대시켰다. 제품의 용기 역시 차별화를 뒀다. 완전히 밀폐되는 에어리스 펌프와 2중 보호를 위한 캡을 도입하고, 화장품 냉장고(평균 10℃)가 아닌 일반 가정용 냉장고의 온도(평균3~7℃)가 보관에 적합하도록 설계했다. 냉장 보관 시 음식 냄새 및 개별 제품을 위생적이고 편리하게 보관하도록 담을 수 있는 보관 케이스도 함께 구성했다. 주문 후 배송 또한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30시간 내 10℃ 미만 유지되는 냉장 포장 배송을 통해 운송기간 중 화장품의 신선함을 유지하게 했다.
여기에 유해성분 0%의 무방부제 특징도 내세웠다. 방부제로 분류되거나 방부 목적으로 개발된 모든 성분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보존목적의 물질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방부제 및 방부 유사 기능성분, 인공향, 색소, 피부 유해성분, 중금속 등 철저히 배제해 성분을 그대로 보존했으며, 이에 따른 방부테스트, 중금속테스트, 피부 테스트 등을 완료하는 등 100% 무방부제 화장품임을 검증 받았다.
짧은 유통 기한, 10도 이하 보관 및 배송...출시 5년 만 단종
하지만 프로스틴은 출시 5년 만인 2017년 단종됐다. 프로스틴이 단종된 가장 큰 이유로는 짧은 유통 기한과 과도한 투자비용 등이 꼽힌다. 프로스틴은 사용기한은 개봉 후 6주, 개봉 전 유통기한 6개월이었다. ‘냉장 화장품’이라는 획기적인 콘셉트의 제품이었지만 유통기한도 짧고 보관도 쉽지 않아 고객들이 섣불리 구매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 후 집으로 가져가는 방법이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10℃ 이상의 실온에서 30분 이상 방치하면 안되는 제품의 특성상 특수 배송을 통해서만 상품 수령이 가능했다. 여기에 과도한 투자 비용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프로스틴 개발에는 2년간 오염방지를 위한 별도의 클린룸 생산설비, 냉장 포장 배송방식 도입 등 생산과 유통의 전 과정에 필요한 저온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하며 장기간 투자를 이어오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스틴은 제품력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유통기한도 짧고 보관도 까다로워 화장품 마니아가 아니라면 구매하기 쉽지 않은 제품이었다”라며 “지금이야 쿨링 제품들이 대중화 됐지만, 당시에는 '냉장 화장품'이라는 콘셉이 낯선데다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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