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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턱밑까지 추격한 반도체학과…최상위권 학생들 몰리는 까닭 [임성호의 입시지계]

정부정책·대기업 연계 육성…반도체학과 합격선 상승
고려대·연세대 반도체 관련학과 점수 1년새 1.2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라인.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2023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에서 대기업 반도체 관련학과 합격 점수가 높아지면서 의학계열과 점수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반도체 집중 육성정책이 입시에서 점수 상승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물론 최상위권 합격선은 여전히 의대다. 2023학년도 정시 합격자기준으로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합격자 분포는 의대가 평균 98.1점(국수탐 백분위 평균 최종등록자 70%컷)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론 치대가 97.3점, 한의대 97.2점, 약대 96.3점, 수의대 96.1점 순으로 의학계열 합격선이었다. 

의학계열 다음라인으로 통상 높았던 곳은 자연계열이다. 의학계열을 제외한 고려대 자연계열이 94.9점, 연세대 자연계열이 94.2점, 서울대 93.9점이 상위권 합격선에 포진해 있지만 최근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에서는 변화가 있었다. 

의대와 좁혀지는 점수차…“정부·대기업의 반도체 육성 효과” 

현재 정부정책과 대기업이 연계해 집중 육성되고 있는 반도체관련학과의 합격 점수가 상승한 것이다. SK하이닉스계약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2022학년도 96.5점에서 2023학년도 97.7점으로, 삼성전자와 계약관계에 있는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도 95.8점에서 96.0점으로, 삼성전자와 계약관계에 있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도 94.3점에서 95.5점으로 모두 전년도 합격점수보다 높아졌다.

대기업과 계약관계에 있는 기존 반도체공학과의 합격선이 모두 전년도보다 상승한 점은 의약학계열이 전원 전년도 보다 합격선이 상승한 구도와 일치하고 있다. 기존 의약학계열 및 반도체 학과로 우수한 학생들이 몰렸다고 볼 수 있다.

2023학년도에 SK하이닉스와 새롭게 계약해 신설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모두 합격점수는 95.3점으로 기존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반도체공학과 평균합격선 96.4점에 육박하는 첫 해년도 입시결과를 기록했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97.7점으로 의과대학 99.4점 바로 다음으로 높았다. 다음이 차세대통신학과로 96.8점이었고, 반도체공학과는 1위 의대와는 1.7점차, 3위 차세대통신학과와는 0.9점차이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95.5점으로 최상위 의예과 99.5점, 치의예과 98.5점, 인공지능학과 96.8점, 약학과 96.8점으로 대학내 5위권에 위치해있다. 전년도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94.3점으로 컴퓨터과학과 95.3점, 전기전자공학부 95.0점, 화공생명공학부 94.8점에도 밀린 7위권에 위치해있었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도 96.0점으로 의예과 99.4점, 약학과 97.7점으로 의약학계열 바로 다음학과에 위치하는 합격점수였고, 합격서열은 지난해와 동일한 3위였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팹.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에서 신설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95.3점으로 컴퓨터공학과 93.0점, 전자공학과 92.8점 보다 높은 서강대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과에 신설 첫 해부터 자리를 잡았다. SK하이닉스에서 신설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95.3점으로 신설 첫해에 의예과 99.5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96.3점 다음으로 3위에 자리했다.

서울대·성균관대·경북대·부산대…단독형 반도체특성화대학 지정 

기존 반도체공학과 합격선이 정부정책 기조와 맞물려 전년도보다 상승했고, 경쟁률 추이 등으로 볼때도 상위권 학생들에게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4학년도에 서울대, 성균관대, 경북대, 고려대(세종), 부산대에는 단독형 반도체특성화대학으로 지정되어 최대 연간 70억, 4년간 280억까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게된다. 

반도체 관련학과 합격선은 기존 의대에 바짝 추격하는 상황이고, 일부대학에서는 약대, 수의대 합격선보다 높고, 한의대, 치대 합격점수에 육박하고 있다.

2024학년도 금년도에도 서울대학교가 학부에서 선발하는 등 반도체학과의 선호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높아진 선호도에 부합하는 취업의 질 등이 높아지고, 새롭게 지정된 반도체 특성화대학들도 기존 대기업과 연계되는 대학과 비슷할 정도의 취업 등의 여러가지 정책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오더라도 최상위권 의학계열로 다시 이동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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