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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행보 김동관 부회장…한화 오션 경영 정상화 약속 지킨다

[반전 노리는 한화오션] ②
국내외 전시 이어 채용설명회에도 등장 
“한화 오션 직접 챙긴다”…정상화에 ‘진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 한화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진심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한화오션 관련 행보를 두고 재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국내외에서 한화오션 기술력과 비전 등을 적극 알리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에 대해 “진심으로 한화오션 재건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올해 5월 한화오션 기타 비상무이사에 선임된 김동관 부회장은 반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한화오션과 연관된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오션 채용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 큰 관심을 받았다. 국내 오너가(家) 경영인이 그룹 내 특정 계열회사 채용설명회에 참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선 “한화오션 기타 비상무이사로 합류하면서 빠른 경영 정상화 의지를 내비친 김동관 부회장이 이를 이행하고 있는 것”이란 말이 나왔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 한화오션]

‘이례적 또 이례적’…김동관 부회장 ‘파격 행보’

재계 등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올해 5월 한화오션 출범과 함께 이 회사 기타 비상무이사에 선임된 이후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6월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내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김 부회장은 오전에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임직원을 격려했는데, 오후에 MADEX 한화오션 부스에 깜짝 등장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이 잠수함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수상함 분야에서도 역사와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강점이 잘 드러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오너가 경영인이 MADEX 현장을 방문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말이 많았다. 취재진의 큰 관심에 그는 한화오션 부스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해외에서도 한화오션의 경쟁력을 알리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9월 5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 2023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현장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한화오션의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III 배치(Batch)-II’의 우수한 잠항 능력과 다목적 수직 발사관 등을 소개했다. 현지 조선소 활용 등에 대한 협력 체계 구축은 물론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9월 7일(현지시간)에는 싱가포르를 찾았다. 가스 관련 분야 세계 최대 전시회 가스텍 2023에 참석한 것이다. 당시 김 부회장은 에너지 기업 경영진과 만나 친환경 에너지 운반선 건조 분야에서의 협력을 모색했다. 현장에서 “미래 해양 시장을 선도하는 솔루션 마련에 지속 투자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폴란드에서는 잠수함 영업을, 싱가포르에서는 친환경 선박 관련 영업에 나선 셈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에선 “김동관 부회장이 해외 주요 전시장에서 한화오션 재건을 알리고, 고객사 등과 신뢰를 쌓고 있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9월 14일에는 서울대에서 진행된 한화오션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화솔루션이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채용설명회를 방문한 적이 없었는데, 기타 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한화오션 채용설명회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채용설명회에서 그는 “조선 3사 중에 방산을 한화만큼 잘하는 회사는 없다”, “한화오션은 내가 직접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등의 다소 단호하지만 명확한 발언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차기 총수이자 그룹 전반을 이끄는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것은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에 대한 한화그룹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늦었으니 빠르게”…정상화 속도 내는 한화오션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싣는 만큼, 이 회사 임직원의 어깨도 무거운 분위기다. 현재로선 한화오션의 ‘성적’이 국내 대형 조선사 중에 가장 저조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71억원, 785억원을 각각 기록하는 등 흑자를 냈으나, 같은 기간 한화오션은 2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봤다. 

여기에 다른 대형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액에 근접하거나 초과한 실적을 달성한 것과 달리, 한화오션의 수주 실적은 목표액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화그룹 인수 전에 매각이 길어지면서 생긴 공백을 빠르게 메워야 한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등에선 한화오션이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1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화오션 측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확보한 자금 모두를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약 9000억원을 투입해 해양 방산 관련 무인‧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해외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약 6000억원은 친환경 선박 관련 경쟁력 강화에 사용한다. 글로벌 해상풍력 분야 등에 2000억원, 자동화 기반 스마트 야드 구축 등에 3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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