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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I홀딩스 보증 연장한 CGV, FI 이탈 막을 수 있을까 [이코노 리포트]

CGI 채무 172억 보증 1년 연장
연내 홍콩증시 상장 사실상 불가
FI, 동반매도청구권 사용 가능성

CGV 간판.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CJ CGV(079160)가 해외 자회사 CGI홀딩스(CGI holdings)에 대한 채무 보증을 연장하는 등 재무적 투자자(FI)의 마음을 잡아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CGI홀딩스가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탓에 상환 가능성이 낮은 데다 FI가 투자 조건으로 내건 홍콩 증권시장 연내 상장마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CGI 홀딩스가 거느리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들이 사업 정상화에 고전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GV는 전날 공시를 통해 CGI홀딩스 채무 172억원에 대한 보증을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는 CGV 자기 자본 3931억원의 4.4%에 해당되는 규모로 보증 기간은 오는 21일부터 2024년 9월 20일까지다. 현재 CGV의 CGI 홀딩스 채무 보증 규모는 총 2894억원이다. 앞서 CGV는 지난 7월에도 516억원의 채무 보증을 1년 연장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CGI홀딩스는 CGV가 아시아 사업을 효율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지분 71.43%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CJ CGV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을 100%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CGV의 잇따른 보증 연장을 두고 투자에 참여한 FI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CGV가 지속적인 보증 연장을 통해 CGI홀딩스에 대한 투자 의지를 확고히 하면 FI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CGI홀딩스는 지난 2019년 설립 당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미레에셋증권으로부터 3336억원(지분 28.57%)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실제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은 CGI홀딩스 투자 참여 과정에서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받은 상태라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지분 매각이 가능하다. 드래그얼롱은 기업의 최대 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다른 소수 주주가 최대 주주와 동일한 가격으로 매각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문제는 CGI홀딩스의 실적이 개선은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FI의 이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CGI홀딩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풍토병화(엔데믹) 이후 정상화 기대감이 높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부상과 경기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손실만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CGI 홀딩스는 베트남과 홍콩, 인도네시아 등 3개 법인을 거느리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은 4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손실 규모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에는 자본금 규모를 5825억원에서 5562억원으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진행한 바 있다. 법인별 올해 상반기 매출은 베트남 1076억원, 인도네시아 459억원 등이다. 베트남은 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반면 인도네시아 법인은 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FI가 투자 조건으로 내건 2023년까지 CGI홀딩스 홍콩 증시 상장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점도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상장 요건으로 직전 3년간 최소 8000만 홍콩달러(한화 약 136억원) 이상의 누적 이익 달성을 요구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고 있는 CGI홀딩스가 상장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이와 관련 CGV 측은 “CGI홀딩스에 대한 보증 연장은 정례적인 것으로 사업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상장과 관련해서는 FI와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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