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 손 블랙스톤 소유 아크플레이스 “매각 쉽지 않네”
역삼역 3번 출구에 위치한 코어 자산
하반기 시장서 주목한 빅딜 불구 입찰자 경쟁·금액 낮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세계 최대 글로벌 대체투자 사모펀드(PE) 블랙스톤이 서울 강남구 역삼역 아크플레이스 매각을 본격화한 가운데, 예상보다는 저조한 경쟁과 입찰가격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진다.
20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아크플레이스 입찰에서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 미래에셋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이 숏리스트(우선협상대상자 후보군)으로 선정됐다. 블랙스톤과 매각 주관사 존스랑라살(JLL)코리아는 전날(19일) 세 회사를 대상으로 최종 입찰 후보 선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5일 아크플레이스 입찰에 DDI, 미래에셋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케이리츠투자운용 등 4곳이 참여했다. 케이리츠투자운용은 무궁화자산신탁, 골드만삭스 등과 손을 잡고 입찰에 참여했지만 최종 숏리스트로 선정되지 못했다.
아크플레이스는 하반기 상업용 오피스 투자시장 대어(大魚)급에 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선 하반기 시장서 주목한 빅딜이었음에 비해 입찰 경쟁과 가격이 예상보다는 저조했다는 분위기다. 부동산 투자 업계 관계자는 “그 정도 사이즈의 프라임 빌딩이면 꽤 많은 입찰자가 몰려야 하는데 생각보다 적었다”며 “파는 입장에서 입찰자들이 생각한 가격보다 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각 측에선 아크플레이스의 매각 희망가를 평(3.3㎡)당 5000만원 선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들은 3.3㎡당 4000만원대에 입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가는 연면적 기준 8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크플레이스는 역삼역 3번 출구에 위치한 강남업무지구(GBD) 권역의 핵심 자산이다. 인근엔 강남파이낸스센터 등이 위치해 있다. 연면적 6만2747㎡(1만8980평) 규모이며 지하 6층~지상 24층으로 이뤄져 있다. 건폐율 53.17%, 용적률 980.53%다. 현재 비바리퍼플리카,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다이슨코리아, 이베이코리아, 롯데캐피탈 등이 입주해있다.
다만 블랙스톤 입장에서 아크플레이스가 8000억원 대 이상에 팔린다면 나쁘지 않은 거래로 보인다. 블랙스톤은 약 8년여 만에 두 배에 가까운 투자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블랙스톤은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아크플레이스를 약 4500억원에 인수했다. 블랙스톤은 2014년 한국 사무소를 철수시켰으나 국내 상업용 오피스, 물류센터 등 부동산 대체투자는 활발하게 이어갔다. 아크플레이스는 그중 블랙스톤이 한국 시장 재진출을 알렸던 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아크플레이스는 1998년 한솔그룹이 본사 사용 목적으로 세운 건물이다. 이후 경영난을 겪은 한솔그룹이 2003년 푸르덴셜그룹의 부동산투자사인 프라메리카에 18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200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290억원에 인수했다.
고금리 기조에 주춤했던 국내 코어 오피 시장 거래 분위기는 올 들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 4월 광화문 콘코디언 빌딩(약 6290억원) 매각 성공이 물꼬를 트면서다. 해외 투자사들의 마음은 더 조급해 보인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수익률이 하락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둔 국내 자산을 빠르게 처분해야한다는 분위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내년에 조금 더 상황이 불투명해서 올해 이제 빨리 팔려고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국내와 비교해 타격이 큰 상황이다. 대출 금리가 뛰는 가운데 오피스 공실률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채무불이행이 나오는 등 해외 부동산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운용사 블랙스톤은 올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그리핀타워 2개동을 8200만달러(약 1051억원)에 팔았다. 2014년 인수 가격(1억2900만달러) 대비 36%, 최고가 대비 50% 이상 급락한 가격이다. 미국 부동산시장 침체로 블랙스톤의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39%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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