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회장 ‘동물 사랑’ 주목받는 이유[이코노Y]
진돗개 순종 보존에 안내견 사업…애견 문화 정착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시작한 안내견 사업이 30주년을 맞으면서 고인의 ‘동물 사랑’이 재조명받고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의 동물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진돗개 순종 보존,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고인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고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회장으로 삼성의 애견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21일 재계 등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의 첫 애견 사업은 진돗개 순종을 보존하는 일이었다. 고인은 진돗개를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고, 특히 개의 중요한 특성인 희생과 충성에 있어 진돗개를 따를 만한 품종이 드물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가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세계 무대에선 우수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고 이건희 회장은 진돗개 순종 보존에 직접 뛰어들었다.
고 이건희 회장은 1960년대 말 진도를 찾아, 거의 멸종 단계였던 진돗개 30마리를 분양받고, 10여 년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었다. 이후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서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고인의 노력으로 진돗개는 1982년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를 등록하게 됐다. 이후 진돗개는 2005년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에 정식 품종에 포함됐다. 심사 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켄넬클럽이 진돗개에 대해 ‘품종 및 혈통 보호가 잘 돼 있는 견종’이라고 평가한 순간이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20여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진돗개가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돼 있었다. 그런데도 세계견종협회에서는 진돗개의 원산지가한국임을 증명해 주지 않았다. 요구조건이 까다롭기도 했지만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그 사실을 알고는 곧바로 진도에 가서 사흘을 머물며 장터에도 가고 또 순종이 있다는 이 집 저 집을 찾아 30마리를 사왔다”며 “사육사와 하루 종일 같이 연구하고, 외국의 전문가를 수소문해서 조언을 받아가며 순종을 만들어내려고 애썼다”고 회상했다.
초일류 삼성 만든 ‘신경영 선언’ 뒤 안내견학교 설립
고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을 기념해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지금의 글로벌 초일류 삼성의 시작을 알린 경영 철학을 밝힌 뒤 안내견학교 건립을 추진한 셈이다. 삼성은 1993년 삼성 안내견학교 설립 이후 1995년 인명구조견, 2002년 청각 도우미견, 2003년 흰개미 탐지견 등 개를 통한 사회 공헌 활동을 확대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안내견학교 설립에 대해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며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한국의 애견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려온 것도 유명하다. 삼성은 1993년부터 세계적인 애견대회인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했으며, 2008년에는 일본에 청각 도우미견 육성센터를 건립했다. 에버랜드 테마파크 안에서 진돗개의 장애물 경주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영국 왕실은 고 이건희 회장의 동물 사랑과 애견 문화 확산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개를 선물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일 재계 등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의 첫 애견 사업은 진돗개 순종을 보존하는 일이었다. 고인은 진돗개를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고, 특히 개의 중요한 특성인 희생과 충성에 있어 진돗개를 따를 만한 품종이 드물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가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세계 무대에선 우수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고 이건희 회장은 진돗개 순종 보존에 직접 뛰어들었다.
고 이건희 회장은 1960년대 말 진도를 찾아, 거의 멸종 단계였던 진돗개 30마리를 분양받고, 10여 년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었다. 이후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서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고인의 노력으로 진돗개는 1982년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를 등록하게 됐다. 이후 진돗개는 2005년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에 정식 품종에 포함됐다. 심사 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켄넬클럽이 진돗개에 대해 ‘품종 및 혈통 보호가 잘 돼 있는 견종’이라고 평가한 순간이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20여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진돗개가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돼 있었다. 그런데도 세계견종협회에서는 진돗개의 원산지가한국임을 증명해 주지 않았다. 요구조건이 까다롭기도 했지만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그 사실을 알고는 곧바로 진도에 가서 사흘을 머물며 장터에도 가고 또 순종이 있다는 이 집 저 집을 찾아 30마리를 사왔다”며 “사육사와 하루 종일 같이 연구하고, 외국의 전문가를 수소문해서 조언을 받아가며 순종을 만들어내려고 애썼다”고 회상했다.
초일류 삼성 만든 ‘신경영 선언’ 뒤 안내견학교 설립
고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을 기념해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지금의 글로벌 초일류 삼성의 시작을 알린 경영 철학을 밝힌 뒤 안내견학교 건립을 추진한 셈이다. 삼성은 1993년 삼성 안내견학교 설립 이후 1995년 인명구조견, 2002년 청각 도우미견, 2003년 흰개미 탐지견 등 개를 통한 사회 공헌 활동을 확대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안내견학교 설립에 대해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며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한국의 애견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려온 것도 유명하다. 삼성은 1993년부터 세계적인 애견대회인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했으며, 2008년에는 일본에 청각 도우미견 육성센터를 건립했다. 에버랜드 테마파크 안에서 진돗개의 장애물 경주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영국 왕실은 고 이건희 회장의 동물 사랑과 애견 문화 확산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개를 선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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