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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논란 재점화…개미 울린 ‘디시인사이드 우회상장’ 뭐길래

디시인사이드, 2006년 IC코퍼레이션 인수
우회상장 시도…인수 3년만에 상장폐지
김행 여성부장관 후보자 당시 사외이사로

[사진 디시인사이드]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17년 전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군 ‘디시인사이드 우회상장’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당시 디시인사이드는 국내 코스닥 상장 건설사 IC코퍼레이션을 인수해 우회상장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피인수회사의 전직 임원이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뒤 잠적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시대를 풍미하던 인터넷 포털 디시인사이드의 ‘유식대장’ 김유식 창업주 역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디시인사이드는 1999년 7월 디지털 카메라 전문 사이트로 출발한 인터넷 커뮤니티다. ‘디시(DC)’ 역시 디지털카메라의 약자를 뜻한다. 최초 설립 당시 이름은 ‘김유식의 디지털카메라 인사이드’였으나 이후 디지털카메라에서 주제가 다양화됐다. 2000년 3월 법인화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의 형태를 띠게 됐다.

2006년. 인터넷 커뮤니티로써 사세를 넓히던 디시인사이드는 더 큰 물을 택한다. 바로 코스닥 상장이다. 당시 국내증시에선 닷컴버블이 한 차례 꺼진 뒤였지만, 디시인사이드의 잠재력을 알아본 투자유치가 줄을 이었다. 외부 서버를 빌려 쓰던 디시인사이드는 독자 서버 구축을 위해 투자금을 유치했고, 우회상장을 통해 커뮤니티에서 포털로 거듭나는 길을 꾀했다. 

2006년 11월. 디시인사이드는 창업투자회사 넥서스투자와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신주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형태로 각각 50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또 넥서스투자 최대주주였던 소프트웨어 개발·판매업체 ICM도 디시인사이드에 5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해당 투자를 통해 넥서스투자와 ICM은 각각 지분 23%를 확보했고,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 지분은 기존 33%에서 18%로 줄었다. 

15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디시인사이드는 코스닥 상장 건설사 IC코퍼레이션 인수에 나선다. 당시 디시인사이드는 IC코퍼레이션 최대주주였던 학산에 150억원을 주고 지분 28%와 경영권, 170억원 규모 채무도 함께 승계받았다. IC코퍼레이션은 매년 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었기에, 우회상장 대상으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김 대표는 2006년 12월 IC코퍼레이션 임시주주총회에서 각자대표에 선임됐다. 

최대주주가 디시인사이드로 바뀐 IC코퍼레이션은 인수 직후 주가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수 직전 발행된 100억원대 BW가 인수 한달 뒤인 2007년 1월부터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가는 석달만에 3000원대에서 300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주가 하락 속에서도 경영진은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며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재무상태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결국 디시인사이드 품에 안긴 IC코퍼레이션은 인수 2년여만인 2009년 상장폐지됐다. 이후 ‘국제개발’ ‘국제건설’ 등으로 사명을 수차례 변경하다 2012년 회생절차를 밟았으나 2013년 파산했다. 

2009년. 이 모든 과정이 '사기극'으로 드러나게 된다. 김유식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로 있던 김모씨와 부사장 석모씨, 대주주 윤모씨 등은 디시인사이드가 IC코퍼레이션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500억원을 모으는 과정에서 180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가 드러나 징역형을 받았다. 김 대표 역시 회삿돈 2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이 최근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온 건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디시인사이드의 인수 당시 IC코퍼레이션의 사외이사였던 점이 드러나면서다. 당시 김 후보자는 IC코퍼레이션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사외이사 활동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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