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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익스플로러 긴장해”...6000만원대 수입 대형 SUV 등판[타봤어요]

8년 만의 풀체인지 혼다 파일럿...파워풀 디자인의 전통 SUV 스타일
사용자 중심 넓고 쾌적한 공간...혼다의 독보적 패키징 기술로 완성

혼다 올 뉴 파일럿(오른쪽)과 구형 파일럿(왼쪽)의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수입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불리던 포드 익스플로러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경쟁력 있는 동급 수입 모델이 쏟아지면서다. 최근에도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생겼다. 잔고장 없기로 소문난 혼다의 패밀리 SUV인 파일럿이다.

9월 15일 비가 쏟아지던 평일 오후 혼다 파일럿을 시승했다. 8년 만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4세대로 진화한 파일럿은 디자인부터 공간, 편의, 성능, 안전까지 모든 면에서 대형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모든 것이 완전히 새로워진 만큼 외관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강인한 SUV 느낌이 더 강해졌다. 글로스 블랙 그릴, 로어 범퍼 및 스키드 디자인, 크롬 가니쉬 등이 강인한 인상을 연출하면서 혼다만의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준다. 얇은 LED 라이트 디자인과 어우러지는 글로스 블랙 그릴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견고한 C-필러와 강조된 펜더 볼륨, 글로스 블랙 루프레일, 새로운 디자인 형태의 20인치 휠 등은 정통 SUV스럽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이전 세대 모델보다 전장(길이)이 85mm 늘어난 덕분인지 차가 견고해 보인다.

모던한 느낌의 테일 라이트와 듀얼 이그져스트 파이프 피니셔(머플러), 견고한 테일 게이트, 로어 범퍼 등은 심플함을 강조한 디자인 요소다. 화려하지 않지만 시선이 계속 간다. 이전 세대 모델과 달리 PILOT(파일럿 차량의 영문명) 뱃지가 중앙에 배치돼 파일럿의 존재감도 잘 드러난다.
85mm 더 늘어난 전장으로 견고한 느낌의 혼다 파일럿 측면. [사진 이지완 기자]
실내는 심플하지만 와이드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넓은 개방감을 선사한다.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된 디스플레이에 물리 버튼이 적절하게 배치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신규 색상인 브라운 컬러는 고급스러움과 안락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대형 SUV에 걸맞은 최적의 컬러 구성이라는 생각이다. 혼다가 처음으로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390mm에 달하는 이 선루프를 통해 수준급 개방감을 선사한다.

와이드한 콘솔과 스마트폰 수납공간, 버튼식 변속 레버, 10.2인치 디지털 계기판, 1~2열 열선 시트, 리어 콘솔 에어컨 등이 운전자와 탑승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파일럿은 가족을 위한 대형 SUV다. 가족을 위한 차라고 하면 실내 공간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파일럿은 혼다만의 패키징 기술로 완성돼 사용자 중심의 넓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새로운 글로벌 프레임(G-Frame)이 적용된 1열 시트는 안정적으로 자세를 제어한다.
혼다 파일럿 1열 모습. 넓은 개방감을 자랑한다. [사진 이지완 기자]
혼다 파일럿 2열 브라운 컬러가 고급스럽다. 넉넉한 공간도 갖췄다. [사진 이지완 기자]
2열은 40/20/40 분할 시트가 적용됐다. 특히 2열 센터 시트를 탈부착할 수 있어 공간 활용이 매우 용이하다. 이번 완전변경 모델의 경우 트렁크 하단에 2열 센터 시트도 보관할 수 있다. 실제 시승 과정에서 2열 센터 시트를 떼어내 트렁크 하단 공간에 넣어봤다. 마치 레고를 갖고 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될 것 같다.

대형 SUV인 파일럿은 3열 공간도 충분히 확보된다. 완전변경을 통해 이 공간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174cm와 180cm 성인 남성이 3열에 앉았을 때도 헤드룸이 충분히 확보됐다. 이전보다 개선됐다고 하지만 레그룸은 성인 남성이 앉기에 타이트한 편이다. 3열은 우리 아이들에게 양보해야 할 것 같다.

트렁크 공간은 여유로운 편이다. 기본 527리터(L)에 3열 폴딩 시 1373L, 2열까지 폴딩하면 2464L의 공간이 확보된다.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실내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파일럿의 장점 중 하나다.
혼다 파일럿 2~3열 폴딩 모습. 차박하기 좋은 공간이다. [사진 이지완 기자] 
혼다 파일럿 2열 센터 시트를 떼어내 트렁크 하단부 공간에 넣은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완전변경 모델답게 파워트레인도 업그레이드된 파일럿이다. 북미 아큐라(Acura) 모델을 비롯한 전륜 기반 고급 모델을 위해 개발된 전체 알루미늄 구조의 최신 V6 직접분사식 3.5L DOHC I-VTEC 엔진이 탑재됐다. 주행 상황에 따라 3기통 또는 6기통으로 전환되는 것이 특징이다. 패밀리카의 성격이 큰 것은 사실이나 주말 펀 드라이빙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본다.

10단 자동 변속기와 함께 상황에 따라 개폐되는 셔터그릴이 파일럿 최초로 적용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셔터그릴은 항속 주행 시 닫혀 공기저항을 감소시킨다. 엔진, 변속기, 공조 시스템 냉각 등이 필요할 경우 셔터그릴이 열려 빠르게 쿨링한다.

파일럿 특유의 강력한 움직임은 답답함을 느낄 수 없게 한다.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구현되는 가속감이 운전자를 편안하게 한다. 2~3열 탑승객 또한 편안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파일럿은 볼수록 가족을 위한 차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나 모를 사고에서 나와 내 가족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8년 만에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혼다 파일럿. [사진 이지완 기자]
파일럿에는 혼다의 차세대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인 혼다 센싱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돼 탑재됐다. 트래픽 잼 어시스트,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 등이 신규 적용됐다.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차선 유지 보조,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 등은 한 단계 더 향상됐다. 10.2인치 계기판에 전방 차량의 유무와 움직임이 표시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충돌 안전성은 보장된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미국에서 입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크러시 존과 세이프티 존의 충돌 안전성을 강화한 섀시가 적용된 파일럿은 2023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로부터 최고 안전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PS+)를 받았다.

저공해차 3종 획득으로 친환경성을 인정받은 것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파일럿을 타면 전국 공영 주차장 이용 시 주차요금 50% 할인, 전국 공항 주차장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입 패밀리카, 대형 SUV의 새로운 대안이 될 혼다 파일럿의 국내 판매 가격 6940만원이다. 경쟁 모델로 분류되는 포드 익스플로러(6310만~7160만원)와 유사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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