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에 주식시장이 울고 웃는 이유는 [주식공부방]
유가 상승에 미국 8월 CPI 전년 대비 3.7%↑
인플레이션 불안감 확산…증시에 악재로 작용
“연준 통화정책 기조 강화 증시 흔들릴 여지有”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경기 불황과 주가 폭락에도 웃으면서 주식을 살 수 있어야 진정한 투자자”라며 “불황과 폭락은 곧 투자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의 기회를 잡기 위해선 시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 ‘주식공부방’이 투자의 시작을 준비 중인 독자 여러분께 주식 기본 용어와 최신 시장 이슈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오르면서 국내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8월 CPI는 전년 대비 3.7% 상승했습니다. 지난 7월(3.2%)보다 상승 폭을 키운데다 시장 전망치(3.6%)를 소폭 웃돌았습니다. 둔화 중이던 미 물가에 다시 경고음이 켜진 것인데요. 그로 인해 10월 증시도 부진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옵니다. 오늘은 물가와 주식시장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우선 CPI는 각 가정이 생활을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알아보기 위해 작성하는 통계입니다. 즉 소비자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해 인플레이션의 변동을 측정하는 방법인데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중요시하는 지표입니다.
미국의 8월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4.3% 올라 둔화세를 지속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습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시장 전망(0.2%)을 약간 웃돌았습니다.
최근 미국의 CPI 상승폭이 확대된 것은 국제 유가가 3개월 새 30% 가까지 치솟았기 때문인데요. 러시아의 석유제품 수출 금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정책,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영토 분쟁 등으로 인해 국제 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지수 상승 폭이 커졌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불안감이 확산되면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 연준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게 되고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줄어들게 됩니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 강화 흐름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증권가에선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증시를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경제지표에 근거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고용과 물가 중요성은 커졌다”며 “주식시장은 금리 상승 위험을 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강화를 비롯한 각종 이슈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10월에는 거시경제의 진단, 통화정책의 미세조정, 개선될 것으로 확신했던 수출과 주력산업의 실적 동향을 체크하게 될 것”이라며 “2개월 단기 조정으로 저평가 해석을 얻어내기에는 가격 조정폭이 크지 않고, 모멘텀의 개선 정도가 강력하지 않아 연말랠리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시장금리와 환율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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