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사 맞을까…‘국민 독감백신’ 두고 제약사 불붙었다 [달라진 독감백신 시장]②
올해 독감 백신 물량 2730만회 공급…10~12월 접종
GC녹십자·SK바사 등 일반 접종 물량 놓고 경쟁 치열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수년 만에 독감백신 시장에 진출하며 민간시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독감백신 시장은 정부가 독감백신을 사들여 보건소 등에 공급하는 공공시장과 제약사가 전국의 병의원 곳곳에 독감백신을 판매하는 민간시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공시장에서 물량 상당수를 공급해 민간시장에 다른 기업의 물량이 풀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업이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 진출해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장에 돌아온 것 못지않게 다른 국내외 기업이 이번 독감백신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국내 보건소와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은 2730만 회 물량이다. 이중 정부가 독감백신 생산·유통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사 예방접종 사업에 투입하는 물량은 1121만 회 규모다. 정부가 사들이지 않은 1609만 회 규모의 물량은 민간시장에서 소화한다. 이른바 동네 병원에서 일반 접종할 수 있는 독감백신이 여기에 해당한다. 독감백신은 통상 바람이 차가워지는 10월부터 12월까지 맞는다. 한겨울인 연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 제품을 내놓은 기업들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경쟁할 것이라는 뜻이다.
독감 유행주의보…1000명당 17.3명 독감 의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독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추석 이후 기온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덩달아 독감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인플루엔자의 유행 기준을 병원을 찾은 환자 1000명당 6.5명으로 정했는데 지난 9월 셋째 주를 기준으로 환자 1000명당 독감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는 17.3명에 달한다. 독감 예방접종 시기의 초입인데도 불구하고 기준치보다 2배 수준 이상의 독감 의심 환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9월 이후 독감 유행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1년여 동안 유행주의보가 이어진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독감이 유행하지 않아 올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더 확산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특히 이달부터 독감 환자의 수가 빠르게 치솟으면 환자가 대거 늘어나는 한겨울에는 더 많은 독감 환자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앞서 “올해 연중 인플루엔자가 지속해서 유행한 만큼, 어느 해보다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르신과 임신부, 어린이는 감염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꼭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독감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것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건강한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의료기관에 종사하거나 독감에 걸렸을 때 합병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사람과 자주 접촉한다면 독감백신을 맞아야 한다. 기숙사를 비롯해 집단시설에 살고 있다면 역시 독감백신 예방접종을 하면 좋다. 한병덕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독감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80%가 예방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으로 인한 위험을 낮춰야 한다”며 “호흡기의 침방울을 통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올 수 있는 만큼 사람이 붐비는 곳에는 가지 않고 외출한 뒤에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하는 등 생활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저가 전략부터 TV 광고까지…기업 간 경쟁 ‘눈길’
소아나 어르신, 임신부 등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의 대상자가 아니라면 동네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으면 된다. 이들 건강한 성인이 접종하는 독감백신은 기업이 병의원에 바로 공급하는 일반 접종 물량이다. 독감 환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여러 제품이 독감백신 시장에 나올 것인 만큼 올해 국내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국내외 기업들은 발 빠르게 제품 유통과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GC녹십자는 NIP를 통해 공급하려던 독감백신 중 256만 회 규모를 민간시장으로 보내게 되면서 전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회사는 앞서 NIP를 통해 430만 회 규모의 독감백신을 공급하려 했지만, 입찰가를 높게 써 공공시장에서는 174만 회 규모의 독감백신만 공급하기로 했다. 보령바이오파마와 일양약품, 한국백신 등은 민간시장에서 다른 독감백신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국의 병의원을 공략할 계획이다. 독감백신은 민간시장에서 1만5000원~2만원대 가격이 형성돼 있다. 다만 이 가격은 올해 하반기 독감백신 예방접종 현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 다음으로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사노피 파스퇴르는 자사의 독감백신 박씨그리프테트라를 홍보하기 위해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박씨그리프테트라는 프랑스의 제약기업인 사노피 파스퇴르가 현지 생산시설에서 원액부터 포장까지 끝내 국내 공급하는 독감백신이다.
소아와 임신부·기저질환자·고령자 등 독감 고위험군을 비롯해 생후 6개월 이상인 임상 참여자 1만30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해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현재 150여 개 국가에 이 백신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70여 년 동안 35억 회 규모의 독감백신을 전 세계 지원하기도 했다.
다른 외국계 제약사는 국내 기업과 손잡고 유통사를 확보하는 모습이다. GSK는 지난해부터 광동제약과 함께 독감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를 공급하고 있다. CSL 시퀴러스 코리아는 일성신약과 협약을 체결해 65세 이상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플루아드 쿼드를 지원할 계획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 제품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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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국내 보건소와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은 2730만 회 물량이다. 이중 정부가 독감백신 생산·유통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사 예방접종 사업에 투입하는 물량은 1121만 회 규모다. 정부가 사들이지 않은 1609만 회 규모의 물량은 민간시장에서 소화한다. 이른바 동네 병원에서 일반 접종할 수 있는 독감백신이 여기에 해당한다. 독감백신은 통상 바람이 차가워지는 10월부터 12월까지 맞는다. 한겨울인 연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 제품을 내놓은 기업들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경쟁할 것이라는 뜻이다.
독감 유행주의보…1000명당 17.3명 독감 의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독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추석 이후 기온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덩달아 독감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인플루엔자의 유행 기준을 병원을 찾은 환자 1000명당 6.5명으로 정했는데 지난 9월 셋째 주를 기준으로 환자 1000명당 독감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는 17.3명에 달한다. 독감 예방접종 시기의 초입인데도 불구하고 기준치보다 2배 수준 이상의 독감 의심 환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9월 이후 독감 유행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1년여 동안 유행주의보가 이어진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독감이 유행하지 않아 올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더 확산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특히 이달부터 독감 환자의 수가 빠르게 치솟으면 환자가 대거 늘어나는 한겨울에는 더 많은 독감 환자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앞서 “올해 연중 인플루엔자가 지속해서 유행한 만큼, 어느 해보다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르신과 임신부, 어린이는 감염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꼭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독감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것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건강한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의료기관에 종사하거나 독감에 걸렸을 때 합병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사람과 자주 접촉한다면 독감백신을 맞아야 한다. 기숙사를 비롯해 집단시설에 살고 있다면 역시 독감백신 예방접종을 하면 좋다. 한병덕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독감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80%가 예방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으로 인한 위험을 낮춰야 한다”며 “호흡기의 침방울을 통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올 수 있는 만큼 사람이 붐비는 곳에는 가지 않고 외출한 뒤에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하는 등 생활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저가 전략부터 TV 광고까지…기업 간 경쟁 ‘눈길’
소아나 어르신, 임신부 등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의 대상자가 아니라면 동네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으면 된다. 이들 건강한 성인이 접종하는 독감백신은 기업이 병의원에 바로 공급하는 일반 접종 물량이다. 독감 환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여러 제품이 독감백신 시장에 나올 것인 만큼 올해 국내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국내외 기업들은 발 빠르게 제품 유통과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GC녹십자는 NIP를 통해 공급하려던 독감백신 중 256만 회 규모를 민간시장으로 보내게 되면서 전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회사는 앞서 NIP를 통해 430만 회 규모의 독감백신을 공급하려 했지만, 입찰가를 높게 써 공공시장에서는 174만 회 규모의 독감백신만 공급하기로 했다. 보령바이오파마와 일양약품, 한국백신 등은 민간시장에서 다른 독감백신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국의 병의원을 공략할 계획이다. 독감백신은 민간시장에서 1만5000원~2만원대 가격이 형성돼 있다. 다만 이 가격은 올해 하반기 독감백신 예방접종 현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 다음으로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사노피 파스퇴르는 자사의 독감백신 박씨그리프테트라를 홍보하기 위해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박씨그리프테트라는 프랑스의 제약기업인 사노피 파스퇴르가 현지 생산시설에서 원액부터 포장까지 끝내 국내 공급하는 독감백신이다.
소아와 임신부·기저질환자·고령자 등 독감 고위험군을 비롯해 생후 6개월 이상인 임상 참여자 1만30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해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현재 150여 개 국가에 이 백신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70여 년 동안 35억 회 규모의 독감백신을 전 세계 지원하기도 했다.
다른 외국계 제약사는 국내 기업과 손잡고 유통사를 확보하는 모습이다. GSK는 지난해부터 광동제약과 함께 독감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를 공급하고 있다. CSL 시퀴러스 코리아는 일성신약과 협약을 체결해 65세 이상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플루아드 쿼드를 지원할 계획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 제품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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