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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매각전 ‘소문난 잔치’ 되나…금융지주 불참 가닥

예비입찰 마감…사모펀드만 참여 전망
우리금융·교보생명 등 큰손들 ‘침묵’
JC파트너스, 가처분소송…“졸속매각 우려”

[사진 MG손해보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MG손해보험 매각 예비입찰이 5일 마감되면서 인수 후보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간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던 금융지주나 대형 보험사들이 인수전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소문난 잔치’에 그칠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현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가 매각 중단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매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 매각 주관사인 삼정KMPG는 이날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신청받았다.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향후 예비입찰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적격자 선별 과정을 거쳐, 실사와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보 주도의 MG손해보험 공개매각 입찰은 올해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예보는 지난 1월 첫 번째 매각을 진행했지만 당시 입찰에 응한 기업이 나오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이후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2차 매각이 추진됐으나, 유력 인수자들이 인수전에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매각 흥행 기대감은 낮아진 상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8월 한 행사에서 보험사 인수 계획에 대해 “증권사는 인수를 추진하겠지만, 보험사 인수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지난달 13일 영국에서 열린 IR 행사에서 “적당한 손해보험사 매물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그동안 MG손해보험 인수 1순위로 꼽히던 금융지주사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어서다. 신한금융 역시 손해보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MG손보가 매물로 나오면서 두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손해 보험사 인수로 지주사 전환을 꾀하는 교보생명도 유력 인수자로 거론됐다. 교보생명은 올해 초 JC파트너스가 MG손보 매각을 추진할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시드파트너스와 손잡고 MG손보 인수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번 예비입찰 참여를 앞두고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바 있다. 

매각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잠잠하던 사법 리스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예보가 진행하는 MG손보 입찰과 관련해 지난달 25일 법원에 입찰절차 속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말 그대로 MG손보 매각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셈이다. 

JC파트너스는 예보가 추진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이 ‘졸속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P&A 방식은 우량 자산과 부채를 선별적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부실 자산과 후순위채 등을 제외하고 매각할 수 있다.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기존 대주주 지분 가치는 제로(0)가 될 수 있다. 

JC파트너스 측은 가처분 소송에 대해 “과거 예금보험공사는 단기간 내 금융기관을 정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매각 입찰 역시 졸속 매각이 진행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저가 입찰 등으로 MG손해보험이 회사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MG손해보험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1차 매각 추진 당시 사법 리스크가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만큼, 이번 2차전에서도 가처분 소송 결과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G손해보험의 경우 금융위원회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전례도 있고, 여전히 재무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는 못 하는 상황”이라며 “최대주주는 P&A방식이 아닌 더 높은 매각가를 원하고 있는데, 그만큼의 부담을 감내하면서 입찰에 응할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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