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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편의점=CU’, 고유 명사로…브랜드 파워 키운 배경은 [이코노 인터뷰]

[떴다! ‘몽탄 신도시’] ③
BGF리테일 김태한 해외사업운영팀장 인터뷰
CU, 몽골서 2018년 1호점 개점…현재 370개 점포 운영
국내 유통 업계 몽골 진출 이끌어…“몽골 주식시장 1위 목표”

김태한 BGF리테일 해외사업실 해외사업운영팀 팀장.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대형마트 등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이 잇달아 몽골 시장에 깃발 꽂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BGF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CU가 몽골에 처음으로 진출하며 시장 선점에 우위를 점했다. 2018년 8월 1호점을 개점해 2023년 10월 기준 현재 총 370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몽골 편의점 업계에서 70%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에 올라 있다. 국내 유통 기업이 해외에서 300호점을 개점한 것은 CU가 최초다. 한마디로 K편의점 열풍의 진원지이자 선두주자인 셈이다.

몽골에서 편의점 CU의 시작과 확장을 이끈 주인공 김태한 BGF리테일 해외사업운영팀장은 몽골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사업 진행을 관리하고 있다. 2018년 일찌감치 몽골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본 김 팀장은 편의점 채널을 몽골로 확장, 300호점을 넘게 개점하면서 꾸준한 사업 실적을 일궈오고 있다. CU가 국내 유통 업계의 몽골 진출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35세 미만 젊은층 60%…소비 인구 많아 

몽골은 한국 문화에 우호적인 국가로 꼽힌다. K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과 함께 전체 인구 330만명 중 5만명 이상(2022년 기준)이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나 유학생으로 체류 중으로 한국 문화에 친밀감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35세 미만 젊은 층 비중이 60%가 훌쩍 넘을 정도로 소비 활동 인구가 많다. 그에 비해 소비 채널은 미약한 수준으로 ‘K쇼핑 문화’를 원하는 몽골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CU는 몽골을 신시장으로 점찍었다.

“몽골인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소비력이 높아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있는 몽골인들도 많은데, 대부분 1년 정도 번 돈으로 본국에 가죠. 한국 생활을 한 분들은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음식에도 관심이 많아 우호적이에요. 우리나라의 경우 IMF 이후로 편의점 사업이 급격하게 확장됐어요. 2018년 당시 몽골의 울란바토르는 1990~2000년대 한국의 인당 GDP와 비슷해 몽골에서의 편의점 사업 시작 시점이 2018년이 적기라고 판단했죠. 한국의 사례를 비추어 보아 큰 리스크 없이, 경쟁자가 없는 몽골 시장은 편의점을 시작하기에 적합했습니다.”

김태한 BGF리테일 해외사업실 해외사업운영팀 팀장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BGF리테일 사옥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편의점’이라는 채널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던 2018년 CU는 몽골에서 초기에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적극적인 투자와 현지화 마케팅 전략을 펼친 CU는 몽골에서 ‘편의점=CU’라는 고유명사로 대표될 수 있었다. 특히 고유의 식문화가 특별히 형성돼 있지 않은 몽골에 CU는 자사의 즉석 조리 간편식을 유통해 ‘새로운 식문화’를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편의점은 데일리 푸드의 대표주자잖아요. 한국스러운 게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샌드위치로 간편식을 내놓기 시작했어요. 라면, 김밥은 워낙 유명했고 이것들을 현지인들이 구매할 수 있는 구매가로 맞추면서 시작하게 된 거죠. 간편식은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한국식 음식을 만든 거라 가격도 비싸지 않아요. 한식당도 몽골에 많은데 레스토랑에서 김밥의 가격이 3~4000원대인 반면 편의점에서는 1500~2000원대로 가성비가 좋은 편이죠. 퀄리티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요. 김밥과 커피가 가장 인기 메뉴입니다.”

또 몽골 소비자의 특성상 대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CU라는 채널에 대한 대표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한국에서 각 편의점들은 브랜드만의 독특함이 두드러지지 않잖아요. 집이랑 가까운 편의점을 가게 되는데, 몽골은 그냥 CU라는 게 편의점의 고유명사가 됐어요. 몽골에서는 편의점이 처음 시작된 게 CU이기 때문에 편의점은 무조건 CU에 가는 거예요. 몽골인들이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충성도가 있는 거죠. 초기에 저희가 시장을 장악해서 고유명사 CU를 만들어 낸 게 가장 주효했던 것 같아요.”

몽골 시장을 선점한 CU는 PB상품의 현지화와 전국적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후발주자인 GS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GS25와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몽골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CU는 몽골 현지에 즉석 조리 간편식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이 분야에 있어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CU 상품만을 공급하는 현지 공장에서 저희만의 레시피를 직접 만들기 때문에 품질은 아직까지 다른 회사들이 따라올 수 없어요. 또 몽골 현지 직원들이 직접 만드는 PB상품도 개발 중이에요. 몽골식 찐빵인 ‘보즈’와 몽골 전통 만두튀김인 ‘효소르’ 등을 현지화했고, 지금은 현지인 입맛에 맞는 초콜렛을 개발 중이죠.”

김태한 BGF리테일 해외사업실 해외사업운영팀 팀장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BGF리테일 사옥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몽골 넘어 전세계로

편의점은 사실 점포 수만 무작정 늘린다고해서 큰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신에  몽골이라는 국가 안에서의 점포 수가 확장되면 단위 국가들마다 네트워크가 생겨 효율화가 이뤄져 수익성이 높아지게 된다. CU는 수도 울란바토르뿐 만이 아닌 몽골 전역으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현지 편의점 업계 최초로 몽골의 제 2도시인 다르항에도 3개의 점포를 개점한 바 있다. 

“몽골 시장에서 CU 점포수가 가장 많다는 얘기는 고객이 가장 많이 올 수 있다는 뜻이잖아요. 이 강점을 계속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되는 거고요. 워낙 넓은 나라로 물류라든지 여러 가지 인프라 부분에 있어 확대를 하기 위한 포지셔닝을 잡아가고 있어요. 결국에는 물류뿐만 아니라 그 외에 식품 제조라든지 여러 가지 네트워크에서 효율화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8년 CU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C) 계약을 체결한 몽골 파트너사 센트럴 익스프레스는 현지 내 CU 브랜드의 인기로 진출한 지 3년 만에 몽골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CU는 현재 몽골 주식시장에서 10위권에 있는 파트너사를 앞으로 상위권에 올려 놓을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 또 몽골 전역으로의 점포 확장에 이어 내년엔 카자흐스탄 1호점을 출점, 5년간에 걸쳐 카자흐스탄 내 CU편의점 500개를 확장할 계획이다. 

“앞으로 수익으로 환원되는 턴어라운드 시점이 빨리 만들어져야 되는 게 우선입니다. 또 몽골 사업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편의점뿐만이 아니라 환경이라든지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향후 해외 점포 확장도 계속적으로 이뤄나갈 계획입니다. 카자흐스탄도 진출도 몽골을 기점으로 퍼지게 된 거라고 볼 수 있어죠. 말레이시아도 진출해있는데 인근 국가들의 러브콜도 많이 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파트너사가 3년 전에 상장했는데, 현재 10위권 정도 되는 업체예요. 몽골 주식시장에서 1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분들도 잘돼야 저희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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