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상상인저축銀, ‘새 주인’은 누구?
금융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매각 명령
우리금융·OK금융·웰컴금융 등 후보자 거론
적자전환·건전성 지표 악화 등 악영향 우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강제 매각 조치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누가 새 주인이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와 OK금융, 웰컴금융 등이 거론되지만 상상인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걸림돌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상상인그룹에 계열사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매각 명령을 내리면서 상상인그룹은 내년 4월까지 보유 지분 100% 중 최소 90%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지난 2019년 신용공여 의무비율을 거짓 보고하고 대주주가 전환사채를 저가에 취득할 수 있도록 공매를 진행한 혐의에 대한 처분이다.
현재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100%는 상상인이 보유하고 있다. 상상인의 최대주주는 지분 23.44%를 보유한 유준원 대표다. 유 대표의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하면 지분율은 약 32.19%에 이른다.
6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인수 후보자로 우리금융·OK금융·웰컴금융 등이 거론된다. 저축은행을 인수해 몸집을 키우려는 금융지주에겐 적합한 매물이 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 영업망을 넓힐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청주에 본점을 두고 충청권에 영업권이 한정돼 있는 상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영업 가능 지역이 경기권에 한정돼 있지만 수도권으로의 영역 확장이 필요한 우리저축은행에게는 좋은 기회로 여겨질 수 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대전과 충남 천안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충청권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다.
그간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나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 인수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었다. 다만 최근 MG손해보험 매각 예비입찰이 또 다시 유찰되면서 연내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우리금융지주가 저축은행 인수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OK금융의 OK저축은행도 업계 7위인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몸집을 단번에 키울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 순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약 14조원으로 SBI저축은행(약 16조원)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2위와 다른 저축은행 간 격차가 매우 큰 상황이기 때문에 상위업체의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은 중요하게 여겨진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기업과 가계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저축은행업계의 자산 건전성 악화가 걸림돌로 작용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에 비해 2.13%에서 10.67%로 치솟았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건전성지표로 해석된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같은 기간 3.16%에서 10.68%로 급등했다.
올 상반기 들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모두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한 점도 매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인수 희망자들이 없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지정한 기간 내에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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